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집단 재발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지난 16일 주민들이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이루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집단 재발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지난 16일 주민들이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이루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외교부는 18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 조사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놨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가 요구한 코로나19 발원지 조사에 대해 "전염병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급선무는 방역 협력"이라면서 "기원을 조사하기에는 때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비슷한 질병의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코로나19의 기원과 전파 경로, 잠재적 중간숙주 등을 밝히기 위한 조사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총회가 18∼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주제로 열리는 가운데 해당 기간 미국 등 서방국가와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 문제와 대만의 WHO 재참여 문제를 놓고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자오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중국은 이번 총회가 과학 협력의 정신으로 국제 방역 협력 강화하고 국제 공공위생 체계를 건설하는데 건설적 토론을 하는 데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이날 논평에서 "미국 등 서방국가는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하는 문제와 관련해 독립조사를 요구하고 있다"라면서 "중국 역시 코로나19의 기원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조사는 WHO가 직접 해야한다"고 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는 것은 과학 방역과 다음 단계의 정확한 방역을 위해 꼭 필요한 절차"라며 "다만, 모두가 알듯이 미국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려 한다면서 이는 과학적이거나 공평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은 이와 같은 방식의 조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면서 "미국은 교활한 수단을 통해 자신의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이날 사평에서 WHO 총회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와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 문제와 대만의 WHO 재참여 문제로 충돌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구시보는 "코로나19의 기원에 관한 개별국의 독립조사를 반대한다"라면서 "이 조사는 WHO에 의해 이뤄져야 하고, 과학적이고 공평한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또 "이번 조사에는 중국과 관련한 요소가 조사 범위에 포함돼야 할 뿐 아니라 미국과 각국의 요소 역시 조사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미국에서는 갈수록 이른 시기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대만의 WHO 재참여 문제에 관해서 "미국은 자신의 동맹국과 대만의 WHO 재참여 문제를 추진하려 한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와 관련해 이들은 중국보다 더 고립감을 느낄 것이고, 대만을 지지하는 응원단은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