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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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 ‘쥴(JUUL)’을 운영하던 쥴랩스코리아가 한국에서 최종 철수키로 결정했다. 지난 3월 서울 소재 자체 매장의 영업을 접으면서도 한국시장 철수설 만은 부인했던 쥴이 결국 짐을 싸기로 한 것이다.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하자 지난해 5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지 약 1년 만이다. 지난 3월 8일부터 쥴은 광화문지점, 세로수길지점, 연남지점 등 서울시내 매장 3곳을 먼저 정리한 바 있다.

쥴랩스코리아는 6일 "한국에서의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올해 초 구조조정 후 사업은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다 결국 1년 만에 사업 철수를 공식화 했다.

쥴랩스코리아는 "매우 도전적인 사업 환경에 직면한 상황에서 시장 전반에 걸쳐 운영을 재평가하고 사업 확보를 위한 최선의 전략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한국에서는 맞춤형 제품 포트폴리오를 개발해 출시했으나 일반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성공적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성인 흡연자들의 기대와 니즈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전자담배 시장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쥴은 지난해 5월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서울 주요 지역에 플래그십 스토어 3곳을 열면서 적극적으로 포문을 열었으나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 문제가 제기되며 판매가 급감하자 끝내 철수를 결정했다.


올해 1분기 국내에서는 CSV(폐쇄형 액상) 전자담배 판매량이 출시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CSV 전자담배 판매량은 90만 포드로, 지난해 5월 출시 이래 분기별 최저치를 기록했다. 쥴 등 CSV 전자담배는 출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분기별 판매량이 2분기 610만 포드, 3분기 980만 포드에 달했으나 당국의 사용 자제 및 사용 중단 권고가 이뤄지면서 4분기에 100만 포드로 급감했다.

쥴랩스는 한국 사업을 중단할 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사업을 축소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포르투갈, 스페인 등지에서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또한 쥴랩스는 전체 인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대규모 감원에 나설 계획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K.C. 크로스와이트 쥴랩스 CEO는 올해 9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선 감원에 앞서 미국과 캐나다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로 했다. 쥴은 이미 액상형 담배의 안전 문제 등 논란으로 사업이 어려움에 처해 지난해 650명을 감원한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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