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안효주의 초밥 산책·밥상 아리랑

조식 / 해장 음식

▲ 안효주의 초밥 산책 = 안효주 지음.
'미스터 초밥왕'으로 불리는 저자의 40년 초밥 인생을 그린다.

초밥을 만들며 평생 연구하고 익힌 갖가지 재료와 조리 방법뿐만 아니라 생선의 생태와 식자재로서 특징까지 자세히 알려준다.

저자에 따르면 초밥 맛을 좌우하는 요소 가운데 밥이 차지하는 비중이 60~80%를 차지할 정도여서 초밥의 주연은 밥이며 생선은 조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초밥 조리사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2년 동안 다른 기술을 가르치지 않고 밥만 짓게 한다.

이처럼 중요한 밥의 맛을 좌우하는 요인도 한둘이 아니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36.5℃ 온도라야 하고 수분을 지닌 햅쌀보다는 묵은쌀이 좋다.

그러나 묵은쌀이라고 해도 1년이 넘으면 퀴퀴한 냄새가 날 수도 있고 맛도 떨어진다.

초밥을 쥐는 것이야말로 초밥 조리사에게는 절정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쫄깃한 식감을 지닌 흰 살 생선의 경우 부드러운 식감을 지닌 붉은 살 생선에 비해 밥을 많이 잡아야 한다.

또 손님이 손으로 먹는 경우에는 가볍게 쥐고 젓가락으로 먹는 경우에는 세게 쥐어야 한다.

'흰 살 생선'과 '붉은 살' 생선은 색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미오글로빈'이라는 근육 내 색소단백질 함량을 기준으로 하며 이 기준으로 볼 때 연어는 '흰 살 생선'이다.

이 밖에 대형 자바리(다금바리)는 모두 수컷이라거나 먹갈치와 은갈치는 같은 종류이며 복어는 눈을 감을 수 있고 정어리는 대나무칼로 조리해야 한다는 등 생선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여백. 384쪽. 2만원.

▲ 밥상 아리랑 = 김정숙 지음, 차은정 옮김.
주로 재일조선인 2세들이 다니는 일본 조선대학교 영양학 교수가 10년 넘게 북한을 다니면서 맛본 요리와 만난 사람들 이야기다.

저자는 매년 학생들을 이끌고 평양으로 단기연수를 떠나 북한 음식을 맛보고 조리 실습을 한다고 한다.

역시 재일조선인 2세로 아버지가 제주도 출신인 저자는 '평양 4대 요리' 가운데 하나인 온반을 북한에서 직접 맛보고 나서 "뭔지 모르게 그리움이 가슴에 남는 맛이다.

저 멀리 기억 저편에 잠자고 있는 미각을 깨우는 듯했다"고 평한다.

역시 4대 요리 가운데 하나이며 귀하기로는 으뜸인 대동강숭엇국은 서해갑문이 생긴 뒤로 잡기가 어려워진 대동강숭어 대신 양식 숭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대동강'을 빼고 그냥 '숭엇국'이라고 불러야 할 형편이라고 아쉬워한다.

그 밖의 4대 요리인 평양냉면, 녹두지짐을 비롯해 50여가지에 이르는 북한 음식의 특성과 조리법, 그에 얽힌 일화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담았다.

빨간소금. 296쪽. 1만5천원.

▲ 조식 / 해장 음식 = 이다혜 / 미깡 지음.
음식 에세이로 이뤄지는 '띵' 시리즈 첫 번째와 두 번째 책이다.

작가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하나의 음식, 식자재를 대상으로 하거나 여러 음식을 하나의 주제로 아우르는 내용을 다루고 각 시리즈 디자인과 구성은 작가의 개성을 충분히 담아내도록 한다는 것이 기획 의도라고 한다.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이라는 부제가 달린 첫 번째 '조식' 편은 바쁜 일상에 쫓겨 소홀하기 쉬운 아침 식사에 관한 이야기다.

여행지 호텔에서 몰려오는 잠을 무릅쓰고 내려가 먹은 조식, 어린 시절 소풍날에 할머니가 이른 아침부터 싸주시던 김밥, 등굣길 길거리 노점에서 사 먹던 토스트와 같이 아침밥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저자는 "아침밥이 중요하다는 말, 아침을 거르는 법이 없다는 말에는 여유 있는 아침 시간이 확보되어 있다거나 아침을 차리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속뜻이 있을 때도 적지 않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188쪽. 1만1천200원.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이 부제인 두 번째 '해장 음식' 편은 웹툰 '술꾼도시처녀들' 작가가 소환한 자신의 이야기다.

알코올 분해 능력이 현저히 낮은 체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저자는 안주와 해장에 관해서만큼은 실력자라고 너스레를 떤다.

양평해장국이나 콩나물국, 순댓국처럼 해장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음식 이외에도 냉면, 만두, 커피, 햄버거 등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해장 음식, 청어 절임 샐러드, 피클 국물, 양파 수프와 같은 '글로벌 해장 음식' 이야기도 등장한다.

180쪽 1만1천2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