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발표에 전문가들이 잇따라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통계가 실제 감염자 규모의 극히 일부만 반영된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도쿄 현지시간)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023명(크루즈선 확진자 706명 포함)으로, 전날보다 33명이 증가했다. 최근 일본의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많아야 30여명 수준으로, 하루 수백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CNN은 일본의 이 통계에 대해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실제 감염자수는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으리라는 게 일본 민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검사량 자체가 매우 적어서 신규 확진자수도 적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CNN은 4일까지 한국이 수만명을 검사하는 사이 일본은 8111명에 대해서만 검사했다고 지적했다. 하루 검사 가능 건수가 3800건이라는 일본 정부의 발표에도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다.
이달 2일 일본 도쿄 시노가와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의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달 2일 일본 도쿄 시노가와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의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전문가들의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니시우라 히로시 훗카이도대 전염병학과 교수는 "훗카이도의 확진자 정부 통계는 80여명이지만 실제는 10배 이상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시우라 교수는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예측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있는데, 훗카이도 확산 추세가 우한과 유사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영국 런던 킹스컬리지 보건연규소 책임자인 시부야 겐지 소장은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해 주기 위해선 일본에서 검사가 더 광범위하게 실시돼야 하고 취약한 노인들을 우선 검사해야 한다"며 "검사 대상이 늘어나면 감염률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CNN에 "정부는 미확인 감염자들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여전히 감염자수를 3천명 선으로 추정했다. 또 후생노동성은 검사 희망자가 다수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목표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CNN에 밝혔다.

CNN은 아베 신조 총리가 국가안보보다 올림픽과 외교관계를 우위에 두고 있다는 비판 여론도 일본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아베 지지층에서조차 엄격한 입국 통제를 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강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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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