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AI와의 경쟁서 살아남으려면 창의성 키워야
인공지능(AI)이 모든 일을 일사천리로 처리해 인간은 더 이상 쓸모없는 상태가 되면 어떻게 될까. 그 와중에 기계와 지식, 기술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교육심리학자이자 자기주도학습 전문가인 송인섭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AI가 보편화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미래 세대 아이들의 경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10년에 걸쳐 연구해왔다. 반복된 실패로 무력감에 빠진 아이, 극도의 주의력 결핍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두루 살폈다. 그 가운데 위기 상황에서 남다른 문제해결력을 보이고 유연성을 발휘하며 자기 조절력을 보이는 아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냈다. 바로 ‘감성적 창의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송 교수가 쓴 《와일드》는 이 감성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국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감성적 창의성을 ‘와일드(wild)’로 개념화한다. 와일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사회시스템이 모두 바뀌는 ‘야생적’ 환경에서 스스로 생존하는 ‘자생성’에 중점을 둔다. 이는 미래 세대가 반드시 갖춰야 할 생존 능력이다. ‘사람만이 지니고 있는 감성이라는 고유 능력에 창의성을 더한 심층적 의미’를 담고 있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감성적 창의성을 발휘하는 아이들은 타고난 천재적 사고나 지능, 가정환경에 따라 좌우되지 않았다. 그들은 모든 일에 호기심을 갖고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 시도했다. 또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문제 해결력을 스스로 키웠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이런 ‘감성적 창의성’은 교육을 통해 키워갈 수 있을까. 우선 기존의 주입식, 객관식, 성과 지향적 평가시스템을 버려야 한다. 대신 수평적 관계에서 남과 비교하지 않고 흥미를 느끼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저자는 “기존 교육방식은 오히려 아이의 자생력을 죽이고 행복을 방해한다”며 “정답 중심에서 탈피해 문제를 찾아내 창의적으로 문제를 풀도록 도와주는 자생력은 네 단계의 접근을 통해 누구든 내면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