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사진=연합뉴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가 지목되면서 정부가 신천지 측으로부터 신도 명단을 제출받은 가운데, 억울하게 신천지라는 누명을 쓰고 있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는데 내가 신천지 명단에 있으니 자가격리를 하라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쓴 A씨는 "이만희가 누군지도 모르고, 어디서 성경 공부를 해본 적도 없다. 무슨 교육이나 강연, 심리상담 등도 전혀 해본 적이 없다"라면서 "신천지 명단에 있다는 연락 때문에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도 못한 채 일상 자체가 망가졌다"고 호소했다.

그는 "보이스피싱일까 싶어 112에 전화해서 확인도 해봤는데 신천지 명단은 실제로 경찰서에서 전화를 돌리는 것 같더라"며 "억울하고 미칠 지경이다. 지인들이 날 신천지로 오해할까 봐 너무 힘들다. 정부에서 제대로 된 신천지 명단을 확보해야 할 것 같다"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포섭대상이지 않았을까", "주변 지인들을 주의 깊게 보라", "혹시 길거리에서 번호 준 적 없는지", "너무 무섭다", "나도 같은 방식으로 동작구청에서 전화와서 고소할 방법 찾고 있다", "전화 여러 번 안 받으면 경찰이 직접 소재 파악하는 것으로 알고 있음", "뭐 이런 억울한 일이 다 있냐", "아예 엉뚱한 사람을 올리기보다는 포섭 대상을 리스트에 올렸을 것 같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최근 신천지는 정부의 요청에 교육생 6만5000명을 포함해 31만 명에 달하는 신도 명단을 제출했다. 이후 각 지자체는 전수 조사에 나선 상황이나 조사 과정에서 상당수가 신천지와 관계 없는 사람들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보건당국에서 받은 명단 9700명 중 200여 명이 신천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1일 이만희 총회장 등 신천지 관계자들을 살인죄, 상해죄 및 감염병 예방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며 "신천지에서 정부 및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한 신도 명단 등의 누락, 허위기재 등이 알려져 방역당국의 업무를 방해한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신천지 리스트로 인한 혼란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연예계 역시 이른바 '신천지 지라시'로 요 근래 골머리를 앓았다. 온라인 상에서 '신천지 연예인 명단'이라는 제목으로 다수의 연예인들의 실명이 거론된 리스트가 떠돈 것이다. 결국 소속사들이 줄줄이 "특정 종교와는 무관하다"라는 입장을 밝히는 황당한 일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5일 경기도 과천의 신천지교회 본부에 대한 행정조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신천지 신도 및 교육생 명단을 확보해 기존에 제출된 명단의 신뢰성을 검증할 예정이며, 예배 별 출석 기록, 신천지 시설 전체 주소 정보 등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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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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