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으로 처음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악장 자리에 오른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이 오는 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팔레트'란 제목으로 펼쳐지는 이번 독주회는 박지윤이 2018년 11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종신악장으로 선임된 이후 처음 국내에서 갖는 리사이틀이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은 파리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와 더불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힌다. 지휘자 정명훈이 15년간 음악감독을 맡으며 수차례 내한해 국내에도 친숙한 교향악단이다.

네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박지윤은 2002년 파리고등국립음악원에 입학해 로랑 도가레일을 사사했다. 한국보다 더 오랜시간을 프랑스에서 보낸 그는 이번 독주회의 프로그램을 프랑스 작곡가의 작품들로만 구성했다.
박지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종신악장 된 후 첫 독주회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절정을 보여주는 프랑크, 이어 등장한 인상주의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 드뷔시와 라벨의 네 작품을 골랐다. 박지윤은 만년의 프랑크와 드뷔시가 남긴 유일한 바이올린 소나타로 1부를 꾸민다. 2부에서는 스무 살의 앳된 청년 작곡가 라벨(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소나타, 작품73)과 중년의 원숙한 라벨(바이올린 소나타 가단조 ‘유작 소나타’)을 대비시켜 들려줄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제목을 '팔레트'로 정한 것은 프랑스 작곡가들이 뿜어내는 다채로운 색조들이 인상주의 회화의 찬란한 색감처럼 객석에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트리오 제이드'의 멤버인 피아니스트 이효주가 반주자로, 첼리스트 이정란이 라벨 듀오 소나타의 파트너로 이번 독주회 무대를 함께 한다. 파리고등국립음악원 동문들로 구성된 '트리오 제이드'는 2013년 아트실비아 실내악 오디션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2015년엔 슈베르트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한국팀 최초로 1위 없는 3위에 오르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