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가운데, 봉준호 감독과 함께 무대에 오른 한진원 작가를 향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은 각본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기생충' 시나리오를 쓴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샘 멘데스 감독의 '1917' 등 유력한 수상 후보들을 제치고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오스카 수상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한국어로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사실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라면서 "국가를 대표해서 쓰는 건 아닌데, 이 상은 한국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 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대사를 멋지게 화면에 옮겨준 '기생충'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했다.

이번 수상은 한국영화 최초의 오스카 수상이자 아시아계 작가 최초의 각본상 수상이다. 벅찬 표정으로 말문을 연 한진원 작가는 영어로 "엄마, 아빠에게 감사하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한국어로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듯이 한국에는 충무로가 있다. 제 심장인 충무로의 모든 필름메이커와 스토리텔러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끝으로 한진원 작가는 "땡큐 아카데미!"라면서 소감을 마쳤다.

한진원 작가는 용인대 영화영상학과 05학번으로 연출팀으로 활동했다.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은 넷플릭스 영화 '옥자'에서 시작했다. 당시 한진원 작가를 눈여겨본 봉준호 감독은 그를 '기생충'에 공동 각본가로 합류 시켰다. 즉, '기생충'은 한진원 작가의 시나리오 데뷔작이다.

한편 이날 '기생충'은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과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까지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현재까지 미술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미술팀에게 돌아갔으며, 편집상은 '포드v페라리' 팀이 영광을 안았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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