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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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출근 준비, 아빠는 아침밥 준비'하는 가정이 조금씩 눈에 띈다. '아빠 퇴사하고 육아해요'의 저자 노승후 씨도 지옥과도 같은 맞벌이 육아를 겪은 뒤 전업주부로 전향했다.

노 씨는 책을 통해 "더 많은 아빠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육아에만 전념하는 아빠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막상 퇴사를 결정하고 '주부'로 전향했지만 세상의 시선은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결혼 10년 차인 A 씨 부부는 최근 신년회 모임을 갔다가 울적한 기분을 느꼈다.

남편인 B 씨가 12년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지 10개월 차였기 때문이다.

남편은 누구 못지않게 회사 일에 열정을 쏟았지만 마음처럼 승진이 되지 않았다. 자존감도 떨어지고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가장의 무게 때문인지 우울감을 드러냈다.

A 씨는 "돈은 내가 벌겠다고. 남편에게 퇴사하고 집에서 전업해줄 수 있냐고, 어렵게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 힘들어하는 모습 더는 못 보겠다 싶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남편은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 시선 때문에 고민하다가 결국 퇴사를 결심했고 A씨에게 "고맙다"고 했다.

A 씨는 "상황에 따라 역할이 바뀔 수 있다"고 남편을 토닥였다.

A 씨는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남편 덕에 가사, 육아 고민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어 일에 몰두했다. 가정, 일 모두 플러스 요인이 됐다.

남편은 주부가 된 후 부쩍 밝아졌다. 틈을 내 친구들을 만나고, 아이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A 씨 부부는 현재의 생활에 만족했다. 하지만 지인들과의 모임에 나갔다가 A씨는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주변에선 "가게가 망하면 어쩌냐", "남자가 돈을 벌어와야 가정이 잘 굴러간다",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하는 것 아니냐", "유치원에서 하원할 때 아빠가 가면 이상하게 볼 것 같다" 등의 우려섞인 '오지랖'을 부렸다.

A 씨는 "지금 이 상황이 후회 되는 건 절대 아니다. 남편이 너무 고생하고 있고, 어쩌면 엄마인 나보다 가정을 더 잘 케어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고백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부러워서 그런 것", "그런 이야기 하는 지인들과 만나지 말라", "정말 잘 하고 있다. 대견하고 멋진 부부다. 주위의 의견에 흔들리지 말라", "가사는 둘째 치고 육아는 함께 하는 것이 좋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 가족의 선택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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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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