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탈 쓰고 코미디 영화 주연
'해치지않아' 안재홍 "동물 탈 보는 순간 의구심 사라졌죠"
동물이 없는 망한 동물원에서 사람들이 동물 탈을 쓰고 위장 근무를 한다면? 이 작전이 성공해 관람객을 감쪽같이 속이려면 무엇보다 탈이 사실적이어야 한다.

이런 설정이 핵심인 영화 '해치지않아'의 주연 배우 안재홍(34)은 "처음 탈을 봤을 때 '아 되겠다' 싶었다"고 그 순간의 느낌을 전했다.

최근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안재홍은 "처음엔 시나리오가 제대로 구현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수분장업체에서 동물 탈을 집중해서 만들었는데, 처음 나왔던 탈이 아마 고릴라였을 거예요.

그걸 보니까 영화 속 동물원 관람객뿐 아니라 관객들도 납득시킬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근데 나무늘보 탈을 봤을 땐 또 '아 될까' 싶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또 너무 사실적이면 코미디가 안 될 수도 있으니까요.

감독님도 그 경계를 의도하신 게 아닐까요.

"
'해치지않아' 안재홍 "동물 탈 보는 순간 의구심 사라졌죠"
안재홍이 연기한 태수는 대형 로펌의 수습 변호사지만 어느 날 망한 동물원 '동산파크' 원장이 돼 동물원을 살려내야 하는 임무를 떠안는다.

동물도 없는 동물원을 부활시키기 위해 그는 직원들에게 동물 탈을 쓸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자신은 북극곰 탈을 쓴다.

태수는 그동안 안재홍이 연기한 '짠 내' 나는 청춘과 어느 정도 결이 비슷하다.

그러나 그는 "전의 캐릭터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강조했다.

'해치지않아' 안재홍 "동물 탈 보는 순간 의구심 사라졌죠"
"태수가 예민하기도 하고 목표 의식과 열등감이 있는 캐릭터라서 살을 좀 뺐어요.

편해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태수가 가진 열등감이 어느 정도일지를 고민하고, 로펌에서의 태수와 동물원에서의 태수가 달랐으면 했거든요.

그리고 일부러 재밌게 연기하려고 하지 않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했어요.

"
'해치지않아'는 작년 1월에 개봉한 같은 제작사 영화 '극한직업'과 자주 비교되기도 한다.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과 함께한 안재홍은 "비슷한 감성이 있긴 하지만, 또 매우 다른 결의 영화다"라고 말했다.

"인물들이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과정에서 첩첩산중으로 일이 벌어지는 구성이라는 점은 비슷하죠. 이병헌 감독님을 시사회에 초대했는데 '재밌겠지. 뭐'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웃음)"
2009년 데뷔해 영화 '족구왕'(2014)과 드라마 '쌈, 마이웨이'(2017)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한 그이지만 아직 대중에게는 '응답하라 1988'의 김정봉 역할로 각인돼있다.

"저는 그 이미지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이미지를 바꿔서 다른 면모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연스럽게 바뀌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 안 보여드린 모습이 많고 그 모습에 자신감이 있으니까요.

"
다음 달에는 스릴러 영화 '사냥의 시간' 개봉을 앞뒀고 단편 영화 연출 계획도 하고 있다.

"전에도 단편영화 연출했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이번엔 로드무비가 될 것 같아요.

3~4월쯤 촬영할 계획이었는데 아마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아직은 상업 영화를 연출할 생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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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지않아' 안재홍 "동물 탈 보는 순간 의구심 사라졌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