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레예스 마로토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왼쪽 앞)이 지난 10월 문재인 대통령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왼쪽 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청와대에서 양국 관광 분야 교류 및 협력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레예스 마로토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왼쪽 앞)이 지난 10월 문재인 대통령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왼쪽 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청와대에서 양국 관광 분야 교류 및 협력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수교 70주년을 맞는 한국과 스페인이 관광 분야 교류를 확대한다. 양국 정부는 지난 10월 2020~2021년 한·스페인 상호 방문의 해 지정 등 관광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프랑스에 이은 세계 2위 관광대국 스페인과의 협력이 한국의 관광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0~2021년 상호 방문의 해 지정

한·스페인 양국의 관광교류 증진을 위한 협약은 10월 말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의 한국 국빈 방문 기간에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펠리페 6세 국왕의 정상회담 직후 양국 주무부처 장관이 서명한 협약서에는 상호 방문의 해 지정, 관광 경험 및 통계 공유, 인적교류 및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 증진, 미식·영화·의료관광과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진흥, 관광을 연계한 문화·예술·체육행사 장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새로운 교류사업 발굴과 공동 마케팅을 위한 정부 간 상시 대화채널 구축에도 합의했다.

한국과 스페인은 관광산업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8260만 명의 외래 관광객을 유치했다. 지난해 1530만 명을 기록한 한국보다 다섯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지난해 스페인을 방문한 관광객이 쓴 비용만 900억유로(약 116조5563억원)에 달한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49만여 명이 스페인을 방문했다. 관광산업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12%인 스페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경제포럼(WEF) 관광경쟁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정부는 스페인과의 관광교류 확대가 스페인은 물론 스페인어권 남미 관광시장을 확대하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韓 피투르 국제관광박람회 주빈국 참여

한·스페인 관광교류의 시작은 내년 1월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피투르 국제관광박람회(FITUR)’가 될 전망이다.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ITB), 런던 세계여행박람회(WTM)와 함께 세계 3대 여행박람회로 꼽히는 피투르 박람회에 한국이 동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올 1월 열린 박람회에는 165개국 14만 명의 관광·마이스 관계자와 일반 관람객 11만 명이 참여했다.

스페인 관광업계의 한국 방문도 예정돼 있다. 오는 27일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활동 중인 관광업계 대표단 20여 명이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분리독립을 추진한 지도부의 징역형 선고로 시위사태가 격화하면서 내려졌던 카탈루냐 지역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는 최근 사태가 진정되면서 1단계(여행유의)로 낮춰졌다.

대표단은 2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 관광·마이스업계 관계자를 초청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B2B(기업 간 거래) 워크숍을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단장을 맡은 데이비드 폰트 카탈루냐관광청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 관광·마이스업계와 공동 상품 개발, 마케팅 등 실질적인 교류·협력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