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한류'는 콘텐츠에서 나온다
우리 사회에서 특히 정치권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것 중 하나가 복지문제다. 선거철만 되면 복지는 늘 여당과 야당 사이에 뜨거운 이슈가 되고 ‘보편적 복지’니 ‘복지 포퓰리즘’이니 하는 말들이 난무한다. 최근에는 관광과 관련해 많은 이가 소외됨 없이 여행을 다닐 수 있는 관광복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나는 우리 사회에서 복지에 관한 이야기나 논쟁을 볼 때마다 의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왜 복지를 경제 논리만으로 보는 것일까? 한국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복지는 대부분 ‘누구에게 돈을 얼마 줄 것인가’에 관한 문제로 귀결된다. 의식주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의식주만이 전부는 아니다. 복지는 못 먹는 사람한테 돈이나 먹을 것을 주는 것이 아니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개념이다. 빈곤만 탈출하면 우리의 삶은 행복한가? 그렇다면 1970~1980년대에 비해 지금은 모두 행복해야 하지만 어디 그런가 오히려 ‘그때가 더 행복했다’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왜 지금보다 못 먹고 못살았던 그때가 더 행복했다고 말하는 걸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그때와 비교해서 사람들이 자연에서 많이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멀어졌지만 ‘사람과 자연 사이’도 멀어진 것이다. 숲이 발달한 나라, 특히 북유럽 사람들은 삶에 대한 행복도가 높다. 이를테면 ‘산림복지’인 셈이다. 숲이 우리 몸에 주는 건강한 효과를 입증한 연구는 넘쳐난다. 숲의 식물들이 발산하는 피톤치드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낯익은 단어다. 항균, 소취, 진정, 스트레스 해소 작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물질을 첨가한 여러 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산림자원을 활용한 복지는 큰돈 들이지 않고도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잘 가꾸고 가족들이 즐길거리를 만들면 사람들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맥키스컴퍼니에서 계족산 황톳길을 조성한 것도 일종의 산림복지를 모든 사람이 같이 누렸으면 하는 염원이 담겨 있다.

관광을 거대 담론으로만 접근하는 건 본질을 놓치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관광이 산림복지 같은 어찌 보면 당연하거나 사소한 일상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세계에 내로라할 만한 볼거리나 관광자원을 갖춘 나라는 아니다. 그럼에도 매년 16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매력적인 여행지가 된 것은 바로 사소한 일상의 일들을 콘텐츠로 만들고 모두가 즐길 수 있게 한 크레에이터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맥키스컴퍼니도 정보기술(IT)과 후기인상파를 소재로 예술 공간을 꾸민 라뜰리에, 계족산 황톳길 등 관광 한류에 이바지할 수 있는 콘텐츠로 힘을 보태고 있다. 한편으로 이 콘텐츠들을 다른 여러 나라에 수출할 날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