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일기·가부장 무너뜨리기
[신간] 삶이 내게 묻는 것들
▲ 삶이 내게 묻는 것들 = 보현 지음.
1980년대 유명 가수였다가 돌연 비구니가 된 보현스님이 수행자로서 30여년간 걸어온 길을 솔직하게 풀었다.

보현스님은 가수 시절 이경미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

고교 2학년 때 우연히 작곡가였던 친구 아버지의 눈에 띄어 가수가 됐다.

유명 드라마의 주제곡을 불렀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그는 어느 겨울 방송 녹화를 앞두고 무작정 지리산으로 떠난다.

가수로서 인기를 얻고, 명성이 올라갔지만, 그 화려함 이면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어느새 커지고 짙어만 갔던 것이다.

33년 전 출가 이야기부터 털어놓는 보현스님은 그간 수행하며 자신에게 묻고 답하며 느꼈던 생각을 들려준다.

보현스님은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가 얻은 해답은 남에게 베푸는 삶이었다고 한다.

그는 몽각산 기슭에 있던 폐교를 '부처님마을'로 바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돌봤다.

현재 서울 북한산 아래서 포교당 '부처님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SNS에서 부처님마을을 찾으면 힐링 멘토로 나선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쌤앤파커스. 336쪽. 1만5천원.
[신간] 삶이 내게 묻는 것들
▲ 작별 일기 = 최현숙 지음
구술 생애 작가인 저자가 치매가 든 노모 곁에서 3년을 써 내려간 일기다.

하루하루 달라져 가는 엄마를 바라보는 딸과 조금씩 삶을 비워가는 아내를 지켜보는 아빠, 병원 방문 당번을 정해 병간호를 함께 했던 다섯 남매에 관한 이야기다.

다섯 남매는 병원을 찾는 날마다 돌봄 활동과 부모의 심신 상태를 대화방에 공유한다.

이 책은 이런 '방문보고서'와 대화방의 대화 기록을 토대로 쓰였다.

돌봄 노동자이기도 한 저자는 자신이 돌봤던 가난한 노인부터 엄마가 집 대신 선택했던 실버타운 노인들의 삶도 풀어낸다.

그러면서 이런 돌봄이 가족, 특히 여성에게만 떠맡겨지지 않는 사회, 늙음과 죽음이 돈으로 거래되지 않는 사회, 돌봄 노동이 싸구려 노동으로 취급받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는다.

저자가 병간호 과정을 세밀하게 기록해 둔 터라 치매 노인 돌봄으로 마음앓이를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가 적지 않다.

후마니타스. 379쪽. 1만8천원.
[신간] 삶이 내게 묻는 것들
▲ 가부장 무너뜨리기 = 캐럴 길리건·나오미 스나이더 지음. 이경미 옮김
페미니스트이자 심리학자, 인권변호사인 저자들은 가부장제가 남성다움, 여성다움이란 '젠더 이분법'을 내세워 우리를 어떻게 조종해왔는지를 분석한다.

공고하게 유지돼온 가부장제를 지탱하는 구조와 가부장제가 우리 심리를 어떻게 장악하는지 등을 파헤치고 이를 무너뜨릴 해법을 제시한다.

가부장제와 결별을 시도해온 이들의 사례를 통해 가부장제에 저항해야 하는 이유, 끊어진 관계를 복원해 연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심플라이프. 224쪽. 1만4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