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멎은 4월 미술경매, 시장반등은 시기상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케이옥션·서울옥션 4월 경매 결과
60%대 낙찰률로 다소 아쉬운 성적표
일부 대작들은 유찰·출품취소 되기도
미술시장, 불경기로 여전히 변동성 커
“합리적인 가격에 경합 붙는 등 긍정적 면모도”
60%대 낙찰률로 다소 아쉬운 성적표
일부 대작들은 유찰·출품취소 되기도
미술시장, 불경기로 여전히 변동성 커
“합리적인 가격에 경합 붙는 등 긍정적 면모도”
얼어붙은 미술시장에 훈기를 불어넣던 봄바람이 잠깐 멈춘 걸까. 상승세를 타던 올해 미술품 경매시장 분위기가 5월을 앞두고 한풀 꺾인 모양새다. 양대 옥션의 4월 주요 경매에서 거장의 작품마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되는 등 시장 반등 기대감에 제동이 걸리면서다.
서울옥션은 계절에 맞춰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화사한 풍의 작품을 중심으로 출품작을 꾸렸다. 이 중 일본 인기 작가 아야코 록카쿠의 ‘Untitled’가 4억 5000만 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당초 추정가(5억~8억 원)에 미치지 못한 가격에 낙찰됐다. 분홍빛 색감이 돋보이는 하종현의 ‘Conjunction 20-25’(1억 5000만원)와 김종학의 ‘무제’(2000만원)도 시작가에서 거래를 마쳤다. 실험미술 거장 이건용의 작품 중 처음 경매에 오른 ‘달팽이 걸음’은 2억~3억 원의 추정가를 달고 나왔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퍼포먼스로 나온 결과물이란 독특한 성격 탓에 세간의 관심을 샀지만, 해당 가격이 제값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단색화 거장 이우환의 ‘Correspondance’(5억4000만~9억원)도 유찰됐다. 남관의 ‘해바라기’가 추정가 상단인 1700만원에 낙찰되는 등 일부 작품은 경합 끝에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루 뒤인 24일에 4월 메이저 경매를 개최한 케이옥션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이날 경매 낙찰률은 61%로 전달(71%) 대비 10%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케이옥션은 올해 세 차례의 메이저 경매에서 모두 70% 이상의 낙찰률을 기록해 왔다.
낙찰총액은 50억 원으로 지난달보다 증가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이중섭이 절친한 친구 구상 시인의 집에 머무르며 그린 ‘시인 구상의 가족’이 14억 원의 낙찰되며 제 역할을 해냈지만, 낙찰총액 상승을 이끌 다른 대작들은 제값을 찾지 못했다. 김환기의 뉴욕 시대 점화 ‘22-X-73 #325’(시작가 35억원), 1955년 작 ‘산’(시작가 20억원)을 비롯,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의 1947년 작 아티스트북 ‘재즈’가 9억5000만~12억 원의 추정가로 출품이 예고돼 기대를 모았지만, 모두 출품이 취소되거나 유찰됐다.
하지만 4월 경매에서 기세가 꺾이면서 여전히 불경기 여파로 변동성이 크고,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게 미술계의 시각이다. 지난달부터 전국 각지에서 열리고 시작한 아트페어에도 관람 인파는 많지만, 매출 확대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상황과 비슷한 맥락이다.
다만 점차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판화와 에디션 작품을 갖고 열린 크리스티 뉴욕 경매가 92%의 낙찰률을 기록하고, 필립스 런던의 근현대 미술품 경매도 85%의 낙찰률을 기록하는 등 해외 미술품 경매시장 분위기가 나쁜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불경기가 지속되는 등 분명 낙관적인 여건은 아니지만, 실구매층은 여전하다”면서 “합리적인 가격대 작품은 경합이 이뤄지는 등 긍정적인 모습도 있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
쌀쌀했던 4월 경매시장
26일 미술계에 따르면 서울옥션이 지난 23일 진행한 ‘제178회 미술품 경매’가 낙찰률 55.66%를 기록했다. ‘컨템포러리 아트 세일(Contemporary Art Sale)’ 이름으로 연 지난달 오프라인 경매에서 기록한 낙찰률(67.5%)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출품작 평균가격대가 낮게 형성되긴 했지만, 낙찰총액도 28억 원으로 114억 원을 기록했던 지난달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서울옥션은 계절에 맞춰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화사한 풍의 작품을 중심으로 출품작을 꾸렸다. 이 중 일본 인기 작가 아야코 록카쿠의 ‘Untitled’가 4억 5000만 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당초 추정가(5억~8억 원)에 미치지 못한 가격에 낙찰됐다. 분홍빛 색감이 돋보이는 하종현의 ‘Conjunction 20-25’(1억 5000만원)와 김종학의 ‘무제’(2000만원)도 시작가에서 거래를 마쳤다. 실험미술 거장 이건용의 작품 중 처음 경매에 오른 ‘달팽이 걸음’은 2억~3억 원의 추정가를 달고 나왔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퍼포먼스로 나온 결과물이란 독특한 성격 탓에 세간의 관심을 샀지만, 해당 가격이 제값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단색화 거장 이우환의 ‘Correspondance’(5억4000만~9억원)도 유찰됐다. 남관의 ‘해바라기’가 추정가 상단인 1700만원에 낙찰되는 등 일부 작품은 경합 끝에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루 뒤인 24일에 4월 메이저 경매를 개최한 케이옥션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이날 경매 낙찰률은 61%로 전달(71%) 대비 10%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케이옥션은 올해 세 차례의 메이저 경매에서 모두 70% 이상의 낙찰률을 기록해 왔다.
낙찰총액은 50억 원으로 지난달보다 증가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이중섭이 절친한 친구 구상 시인의 집에 머무르며 그린 ‘시인 구상의 가족’이 14억 원의 낙찰되며 제 역할을 해냈지만, 낙찰총액 상승을 이끌 다른 대작들은 제값을 찾지 못했다. 김환기의 뉴욕 시대 점화 ‘22-X-73 #325’(시작가 35억원), 1955년 작 ‘산’(시작가 20억원)을 비롯,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의 1947년 작 아티스트북 ‘재즈’가 9억5000만~12억 원의 추정가로 출품이 예고돼 기대를 모았지만, 모두 출품이 취소되거나 유찰됐다.
불경기 여전하지만, 낙관론도
올해 1분기 미술품 경매시장이 보여준 결과들은 글로벌 시장에 드리운 불황 그림자 속에서도 국내 미술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간 자취를 감췄던 고가의 수작들이 다시 경매에 모습을 드러내 제값을 받고, ‘블루칩’으로 떠오른 우국원, 정영주 등의 작품이 경매에서 신고가를 쓰는 등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하지만 4월 경매에서 기세가 꺾이면서 여전히 불경기 여파로 변동성이 크고,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게 미술계의 시각이다. 지난달부터 전국 각지에서 열리고 시작한 아트페어에도 관람 인파는 많지만, 매출 확대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상황과 비슷한 맥락이다.
다만 점차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판화와 에디션 작품을 갖고 열린 크리스티 뉴욕 경매가 92%의 낙찰률을 기록하고, 필립스 런던의 근현대 미술품 경매도 85%의 낙찰률을 기록하는 등 해외 미술품 경매시장 분위기가 나쁜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불경기가 지속되는 등 분명 낙관적인 여건은 아니지만, 실구매층은 여전하다”면서 “합리적인 가격대 작품은 경합이 이뤄지는 등 긍정적인 모습도 있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