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태풍' 링링 한반도 강타…"자동차·선박도 전복시킬 위력"
최대 시속 140㎞의 강풍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이 7일 새벽부터 8일 새벽까지 한반도를 강타할 전망이어서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위기경보를 발령하고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링링’은 이날 낮 12시 기준 제주 서귀포 남서쪽 약 540㎞ 해상에서 시속 19㎞로 북상하고 있다. 이 태풍은 7일 오전 3시께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약 150㎞ 해상, 오전 9시께 전남 목포 서쪽 약 120㎞ 해상에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현재 최대 풍속이 초당 47m에 달하며 군산 서쪽 약 140㎞ 부근 해상에 도달하는 7일 낮 12시에도 중심 기압은 960헥토파스칼(hPa), 최대 풍속은 초속 39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속 35m의 강풍이 불면 자동차나 선박, 기차가 뒤집히고 나무가 뿌리째 뽑힐 수 있다. ‘링링’의 영향으로 섬 지방에는 초속 55m(시속 200㎞)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도 있겠다고 기상청은 경고했다.

제주는 6일 오후, 남부지방은 6일 밤 사이, 중부지방은 7일 오전부터 점차 태풍의 영향을 받아 8일까지 강풍을 동반한 비가 지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중부지방의 예상 강수량은 50~150㎜, 남부지방은 100~200㎜, 강원영동과 영남은 20~60㎜로 예보됐다.

주로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2000년 쁘라삐룬과 비슷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쁘라삐룬은 항공기 결항과 농경지 파손 등으로 2000억원 정도의 재산 피해를 줬다. 태풍은 이날 오후 5시 전후 북한 황해도에 상륙한 뒤 6시께 북한 평양 남동쪽 약 90㎞ 부근을 거쳐 함흥 방면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비상근무체제를 시작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후 2시를 기해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하고 중대본 비상 2단계를 가동했다. 모든 시·도에 행안부 과장급으로 구성된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해 현장 대응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빗물펌프장, 수문, 빗물저류조, 하수관로 등 각종 방재시설의 가동 상태를 확인했다. 아울러 6일 오후부터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시내 모든 등산로와 야영장 등을 전면 통제한다고 밝혔다. 공공자전거 따릉이 운행도 이날 낮 12시부터 태풍이 소멸할 때까지 중단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