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표트르 차이코프스키(1840~1893)는 첼로 협주곡을 쓰지 않았다. 대신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1877)을 남겼다. 흐름의 완급과 첼로의 연주 효과가 뛰어나 웬만한 협주곡보다 인기가 높은 가작이다. 판본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연주에 20분가량 소요되므로 협주곡을 대체할 만하다.

로코코란 18세기 중반 프랑스 미술과 건축에서 발견되는 양식이다. 바로크나 고전주의처럼 확고한 장르는 아니고, 아기자기하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가리키는 정도다.

이 곡에서 로코코의 의미는 차이코프스키가 사랑한 모차르트풍을 말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실제로는 모차르트를 닮은 구석이 별로 없다. 오히려 러시아적인 풍모도 있다. 뒤늦게 작곡의 길을 걷게 된 경력 초기에, 러시아 소재와 서유럽 기법의 조화 내지 통합을 꿈꿨던 차이코프스키의 이상이 담겼다고 보면 충분할 것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