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전쟁 문학 거장'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전쟁 문학의 거장’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는 1898년 6월 22일 독일 북서부의 오스나브뤼크에서 태어났다. 그가 전쟁을 직접 겪은 것은 18세라는 어린 나이 때였다. 1차 세계대전 발발로 징집돼 전투를 치르다 부상을 당해 제대했다.

초등학교 교사 등으로 일하던 레마르크는 1929년 참전 경험을 소재로 한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발표했다. 전쟁의 참혹상을 생생하게 고발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세계 25개국 언어로 번역돼 300만 부 넘게 팔리는 성공을 거뒀다. 르포 형식의 단문으로 이뤄진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1930년 미국 영화감독 루이스 마일스톤이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해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나치가 집권한 뒤 ‘반전 작가’로 낙인찍힌 레마르크는 1932년 스위스로 망명했다. 이듬해 독일 시민권을 박탈당했다. 그의 작품은 ‘조국과 민족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되고 공개적으로 불태워지기도 했다. 이후 그는 프랑스와 미국 등에 머물다 스위스에 정착했다.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포함해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쓴 《개선문》(1946) 《생명의 불꽃》(1952) 《사랑할 때와 죽을 때》(1954) 《검은 오벨리스크》(1956) 등이 레마르크의 대표작이다. 그는 심장병으로 입원한 뒤 1970년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