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황당한 일을 겪었다', '와글와글에서 꼭 다뤄주길 바란다'며 한 엄마가 제보를 해왔다.

아이 엄마가 버스에서 겪은 일이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인지 아니면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에서 너무 무리한 배려를 받으려 했던 것인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나눠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소개한다.

4살 난 아이를 데리고 외출한 A씨.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아이는 엄마 손을 잡고 혼자 계단을 걸어 올라가고 싶어했다.

A씨는 아이를 위해 첫번째 높은 계단만 들어서 올린 후 그때부터는 천천히 직접 올라가게 했다.

이 때 뒤따르던 한 할머니가 말했다.

"아니, 뒤에 사람도 많은데 왜 조그만 애 혼자 계단을 오르게 만들어."

그러자 A씨는 뒤를 보며 "아이가 성격이 있어서 혼자 하고 싶어해서요"라고 웃으며 이야기 했다.

아이 뒤에는 3명 정도의 승객이 기다리고 있는 게 보였다.

이때 버스기사도 거들었다. "아줌마 빨리 올라오세요."

버스기사까지 소리를 지르자 A씨는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4살 아이 혼자 버스 타보게 하는 게 잘못인가요 _ 사진 게티 이미지 뱅크
4살 아이 혼자 버스 타보게 하는 게 잘못인가요 _ 사진 게티 이미지 뱅크
할머니는 의자에 앉으면서도 "어른한테 말대꾸하네"라며 욕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속상한 마음에 버스에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겪은 일을 하소연했다.

그러자 통화 내용을 들었는지 할머니가 내리면서 "자식 비위 맞추면서 그런식으로 살지 마라"며 훈계했다.

A씨는 "4살 아이의 발달과업이 스스로 무언가를 하며 성취욕을 느끼고 발전하는 시기이고 이게 이 아이를 위한 교육이에요"라고 대꾸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내 손주는 그렇게 안키웠어"라고 했고 A씨는 "네. 손주들이 알아서 잘 하겠네요" 라고 받아쳤고 그 말을 들은 할머니는 욕을 하며 내렸다고 한다.

A씨는 "할머니께 말대꾸 한 건 잘못했지만 군중의 힘이 무섭다고 다른 할머니도 나를 향해 '나쁜 X' 이러면서 내렸다"면서 "육아상담소나 전문 상담센터에 가면 아이가 발달하고 성장하려면 하고 싶은데로 놔둬야 성취욕을 느끼고 자신감을 배운다고 한다. 아이가 올라가는 시간이 30초 남짓 걸렸을 뿐인데 왜 다들 자기 갈길 바쁘다고 저런 식으로 말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세상이 너무 야박해졌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앞으로 아이와 다닐 때는 왠만해서 승용차를 이용하려고 계획중이다"라면서 "외국생활을 했는데 외국에서는 이런 일로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것을 본적이 없다. 아이들은 교통약자라 생각해서 항상 배려해주고 기다려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사회도 조금만 기다림의 미학을 실천한다면 기분 좋게 아이의 행동을 이해해줄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출산율은 바닥을 치는데 이런 일로 아이에게 세상의 좌절감을 맛보여 준게 아닌가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A씨의 사연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룹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