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듯한 말만하는 리더들…그들은 모든 것을 책임질 준비가 됐나
‘책임지지 않는 자들은 어떻게 세상을 무너뜨리는가!’

《블랙스완》이란 책으로 명성을 누렸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세상의 이면에 숨겨진 19가지의 불편한 진실을 낱낱이 공개하는 책을 썼다. 근작 《스킨 인 더 게임》은 ‘행동과 책임의 문제’에 관한 그의 25년간 글쓰기의 완결판이다. ‘자신이 책임을 안고 현실(문제)에 참여하라’는 뜻의 ‘스킨 인 더 게임’은 이 책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책의 내용이 깊고 생각할 거리를 듬뿍 담고 있다. 저자가 이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전혀 알 바가 없겠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그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임을 직감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책 내용을 받아들일 것이다. 서평자는 이 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어떤 사회라도, 어떤 문명이라도, 어떤 개인이라도 적용할 수 있는 ‘올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이해한다. 국가가 성장하고, 조직이 커지고, 개인이 출세하면 행동과 책임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게 된다. 이 괴리를 줄이는 것은 정의로운 일이자 생존과 번영 그리고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럴듯한 말만하는 리더들…그들은 모든 것을 책임질 준비가 됐나
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런 존재에 관한 질문의 답은 ‘책임’이란 한 단어에 집중된다. “자신의 판단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다.” 얼마나 명쾌하고 준엄하고 반듯한 답인가. 세상을 살면서 자신의 방식대로 정의를 해석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그들의 정의관은 상당 부분이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을 타인에게 떠넘기는 것을 두고 책임 혹은 사회적 책임으로 옹호한다.

저자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메시지는 모든 비극 및 낭비와 몰락의 기저에는 행동하는 사람과 책임지는 사람이 일치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이 망각되기 시작할 때부터다. 세상의 일을 해결하는데 큰 비용이 필요한가. 왜 세상 사람들은 단순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복잡하게 꼬이게 하는가. 저자의 답은 직설적이다. “자신의 핵심 이익이 걸려 있는 사람이 직접 (그 일에) 관여해야 한다. 즉 책임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한다.”

오늘날 지구촌 어디를 가더라도 사회 정의를 위해 간섭주의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들은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는 점에서 열렬하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나서는 것은 곧바로 책임을 질 수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결정을 내리는 사회로 달려가는 것을 뜻한다. “잘못된 판단으로 자신이 손해를 보거나 위험에 처할 일이 없는 학자나 전문가들이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결과를 정확하게 안다는 전제하에 세상일에 개입하려고 한다.”

이 얼마나 우리가 새겨야 할 조언인가. 그는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충고를 더한다. “정부의 고위관료나 대기업 경영자처럼 배타적이면서 절대적인 권리를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판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 또한 자신의 예측 능력을 과신하는 사람들,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사람들일수록 자신의 판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삶과 경영의 본질적인 문제와 해법을 만나길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공병호 < 공병호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