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경북도 재난안전실장 <<독도 7시 26분>> 신간(공저) 펴내
열정적인 경상북도의 공무원으로 가는곳 마다 창의적이고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는 신선한 소재를 발굴해 정책화하고 저술활동도 활발히 하고있는 경상북도의 '괴짜' 공무원 김남일 경상북도 재난안전실장이 18명의 저자와 함께 독도의 역사·자연·환경에 관한 최신 실록이자 일본의 침탈 야욕에 맞선 영토 수호의 나날들을 기록한 <<독도 7시 26분>>(휴먼앤북스,360쪽 1만5000원)을 발간했다. 다음은 저자와 출판사의 책 소개내용:

독도의 날을 나흘 앞둔 지난 10월 21일,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이장으로서 부인 김신열 여사와 함께 독도에 거주해 온 독도 주민 김성도 선생이 지병으로 운명을 달리 했다.

고(故) 김성도 선생은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로서 1965년 독도 최초의 민간인 주민 고(故) 최종덕씨와 더불어 울릉도에서 함께 조업하며 독도와 인연을 맺었다. 최씨가 숨진 뒤인 91년 11월 부인 김신열(81)씨와 함께 주민등록지를 독도로 옮겨 생활해왔다.

이 책에는 독도 경비대원들과 함께 묵묵히 독도를 지켜 온 김성도 선생 부부의 일상사들이 다수 기록되어 있고, 부부의 근황을 엿볼 수 있는 화보들이 수록되어 있다. 더불어 특별히 김성도 부부의 외손자인 김환 군(현 포항 두호고등학교 3학년)의 글이 실려 있어 애틋함을 더한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사시는 우리 땅 독도” 제하의 글에서 김환 군은 독도에서 외할아버지와 함께 한 날들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어린 시절… 독도는 그저 나의 외갓집이었다. 가기 불편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 곳. 독도에 간다고 하면 그저 마음이 들떴다. 역사 공부를 하면서 점차 독도가 그저 할아버지, 할머니의 집이 아닌 우리나라가 지켜야 할 땅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방학 때마다 독도를 찾아가서 할아버지 할머니의 일손을 도와드렸다. 자주 갔던 독도에서 가장 좋았던 일은 깨끗하고 맑은 독도 바다에서 수영을 하거나,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나만의 전용 해변에 온 느낌이 들기 때문에 더욱 편안해 진다. 독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생물은 괭이갈매기다. 가끔씩 집안에 들어와 난장판을 때려놓고 갔지만 그것 또한 재밌었다. (중략)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독도는 우리 땅이다”라는 말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자랑스럽게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그 곳에서 살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도를 넘은 지 오래지만, 최근 재신임에 성공한 아베 내각은 단순한 망언 수준을 넘어 침략 작전에 다가서는 모습이다. 10월 19일 미야코시 미쓰히로 북방영토담당상은 도쿄 소재 영토주권독도전시관을 찾아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이므로 그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다.

일본이 불법적으로 독도를 자기 영토에 편입한 때가 1905년 1월, 그로부터 100년 되는 날일 2005년 3월 16일, 일본은 시마네 현의 소위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앞세워 독도 일본령을 내외에 기정사실화했고 이후 자국 교과서에 관련 내용을 점차 확대기술해왔다. 이후 지금까지 우리는 독도를 둘러싸고 일본과 사실상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이 책은 2005년 일본의 도발에 맞서 경북도가 발표한 독도 지키기 종합대책(일명 안용복 프로젝트)의 산물로 설립된 ‘독도지킴이팀’, 그리고 그들의 선후배들과 동료들이 독도를 지키기 위해 동고동락하며 보내야 했던 뜨거운 투쟁과 노력, 향후 전망을 기록한 것이다.

필자들이 현장에서 촬영하거나 국내외에서 발굴한 200여점의 사진들이 기록물로서 책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로보트 태권브이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김청기 감독이 책의 취지에 공감하여 독도를 방문해 그린 삽화도 수록되어 있다. 독도는 우리나라에서 해돋이가 시작되는 곳으로 공식적인 1월 1일 일출 시각이 오전 7시 26분인데, 제목의 시간이 이를 의미한다.
책은 경북도 김남일 재난안전실장을 비롯, 총 19명의 필자가 참여한 가운데 3부로 구성되어 쓰였다.

1부는 독도의 역사와 한일간의 쟁점을 다루고, 2부는 독도의 생태 현황와 보존 방안을, 3부는 독도를 지켜온 이들의 삶과 향후 전망을 다룬다. 현장을 뛰어본 이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긴장감과 생동감이 전편에 흘러 간단치 않은 무게를 지닌 에세이자, 독도의 역사·자연·환경과 독도 수호 투쟁에 관한 최신의 실록이자 백서라 할 수 있다. 내용 중 주목할 만한 점을 간추리면 아래와 같다.

<독도는 말하고 있다>(이소리, 경상북도 독도정책과 주무관)에는 해방 이후 일본 선박의 독도 침입과 표석 설치를 물리치기 위해 치열하게 전개된 우리 정부와 민간의 노력을 다룬다. 일본 선박의 독도 침입은 1953년 절정에 이르렀다 퇴조했으며 일본의 영토 표주는 이듬해인 1954년까지 수 차례 이어지다 퇴치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기도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그것은 오직 우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헌신적인 민간의 일치된 투쟁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임을 필자는 강조한다.

<독도대응팀에서 독도연구소까지>(홍성근,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위원)는 2005년 3월 16일 일본이 ‘시마네 현 죽도 조례’라는 것을 통해 침탈 야욕을 드러낸 뒤 바른역사기획단 독도대응팀에서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를 설치하기까지 우리 정부의 대응을 기술하고 있다. 2005년 4월 8일 설립된 바른역사기획단이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이 전격 독도를 강제 편입’한 사실을 공개하고, 이 문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심을 표하면서 2006년 기존의 조용한 외교 전략을 전면 수정한 이른바 ‘노무현 독트린’이 발표되는 과정이 실감
나게 묘사된다.

<나는 2005년 시마네 현에 있었다>(김경동, 바르게살기운동 경상북도협의회 사무처장)에서는 2005년 주재원으로 시마네 현에 근무중이던 필자가, 치밀한 계획 아래 독도 탈취 음모를 전개한 일본의 속내를 현지 관찰자의 시각으로 알려 준다. 2005년시마네 현은 겉으로 한류 열풍을 수용하는 듯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동요를 자제시킨 가운데 독도의 날을 공표했다. 이는 사전 정지작업 등 준비된 시뮬레이션을 거쳐 현 의회 의결을 추진해 간 일본의 치밀한 노림수라는 것이 필자의 설명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김윤배 박사는 두 편의 논문을 통해 세계사를 통해 본 독도의 한국 귀속성, 독도와 울릉도의 긴밀한 상관성과 나아가 독도의 해양 영토적 의의를 고증과 발굴 작업을 통해 제시한다.

김 박사에 따르면 1787년 프랑스 라페루즈 탐험대의 보고서를 통해 독도가 울릉도의 부속섬 즉 조선 영토로 유럽에 알려지게 되었다(라페루즈의 세계 일주 항해기, 2016, 국립해양박물관). 또한 지난 2017년 6월 10일, 김 박사 일행은 일본이 1904년 설치한 해저통신케이블의 일부를 울릉도 사동 아랫구석에서 재발견하였고, 이는 일본의 독도 불법 편입을 증명하는 실물 사례임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 보물함 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는 그 해저케이블을 통해 독도에 망루를 설치한 일본의 군사 작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독도의 영토적 가치 또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독도로 인한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획정 미합의 수역은 약 6만 574제곱킬로미터로, 이는 대한민국 영토의 60.7퍼센트에 해당하는 실로 엄청난 면적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김영기 명예교수는 <독도에 얽힌 추억>에서 미 의회도서관이 독도의 명칭을 바꾸려 한 시도를 직접 나서 저지한 과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당시 미 의회도서관이 공식적인 이유 없이 독도의 명칭을 바꾸려 하자 우리 정부는 이 문제의 적임자라 판단한 김영기 교수에게 대응을 요청했다. 이후 김 교수가 도서관 담당 교수와 대화를 시도한 일로부터 부시 대통령이 이 문제를 원점으로 돌릴 것을 지시하기까지 일련의 아찔했던 상황이 당사자를 통해 소개된다.

그밖에 2000년 독도박물관에 대한 정부 지원이 끊기자 당시 이종학 관장이 박물관 문을 닫아걸고 사방에 호소하다 갓 취임한 노무현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을 만나 겨우 예산지원을 약속 받은 사실, 2008년 국정감사에서 독도에 관한 국가 기밀정보의 사전 유출 요구를 거절했다 파면 위기에 처했던 김종호 경상북도 前 독도정책과 팀장의 후일담, 영토 수호 의지를 다지며 독도 상공에 방패연을 날리고 독도 현지에서 공연을 펼친 이야기, 전국 각지의 중학생들이 독도에서 문무대왕릉까지 동해영토체험에 참가한 행사나 217년 전 수토사(搜討使)를 재현하고자 대학생들이 참여한 독도 탐방행사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다.

현재 독도는 중앙과 지방의 손발이 맞지 않는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단적으로 우리는 총리실 정부 합동 독도영토관리대책단이 10여개 부처의 참여 아래 정책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회의가 울릉도 현지에서 개최된 적이 없고, 거기에 참여하는 부처 담당국장들 대부분이 독도에 거의 가본 적이 없다.

반면 일본은 내각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과 시마네 현이 유기적으로 공조하면서 정부각료급 인사들이 우리 정부 인사의 독도 방문에 일일이 항의하는 등 일관된 대응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책의 출간을 주도한 김남일 경상북도 도민안전실장은 에필로그에서 독도 수호가 동해의 작은 섬을 지키는 일을 넘어 우리나라를 21세기 해양민국의 나라로 만들기 위한 전제 조건임을 강조한다. 지난 2017년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거꾸로 세계지도’에도 이런 인식이 반영되어 있지만, 에필로그에는 지난 10여 년에 걸친 김 실장의 탄탄한 경험과 연구조사에 근거한 치밀한 전략이 뒷받침되고 있다. “독도를 포함한 동해바다를 지키는 일은 곧 우리나라를 21세기 세계사를 주도할 해양민국(海洋民國)으로 만드는 길입니다.” 늘 그래왔듯이 당당한 독도지킴이로서 독도 수호의 최전선에 서 있고자 한다는 김남일 실장의 주장이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