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연대' 나선 韓·中·日 작가들 "한반도 화해에 기뻐…평화에 힘쓸 것"
“한반도 화해 무드가 조성된 것에 ‘좋아요’를 클릭하고 싶습니다. 문학이란 원천적으로 평화를 안고 가는 것이죠.”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제4회 한중일 동아시아문학포럼’에 참석한 톄닝 중국작가협회 주석(소설가)은 16일 ‘한반도 화해 무드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 교보컨벤션홀에서 열린 포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우리 작가들이 정치에 개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래 축적된 문화의 힘으로 반드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작가단을 대표하는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 역시 “휴일에 방안에서 술을 조금씩 마시면서 책을 읽는, 그런 여유를 즐기는 평화로운 세계가 유지돼야 한다는 게 내 정치 코드 가장 밑바탕에 깔린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포럼은 식민지 지배·피지배 역사의 굴레를 벗고 동아시아가 문학으로 함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자리다. 통상 2년에 한 번 열리나 2015년 포럼 이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이번엔 3년 만에 열리게 됐다.

이번 행사에는 방현석 권여선 김애란 장강명 김금희 최은영 등 한국 작가 17명, 쑤퉁 장웨이 왕웨이롄 등 중국 작가 9명, 시마다 마사히코, 나카무라 후미노리, 나카지마 교코 등 일본 작가 10명이 참가한다.

포럼 조직위원장인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는 “포럼마다 약간 긴장감이 있었는데 이번 포럼은 한반도와 동아시아가 모처럼 분쟁 없이 평화로운 시기에 열리게 됐다”며 “우리 문학인들이 염원하는 문학에 집중할 수 있는 내실 있는 포럼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럼 주제는 ‘21세기 동아시아 문학, 마음의 연대’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지난 10년간 교류를 통해 3국 작가들이 서로의 작품을 읽으며 작품과 작가에게 강한 공감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교보컨벤션홀에서 열리는 포럼에선 작품 교류 시간이 마련된다. 17일 저녁 광화문 KT스퀘어 드림홀에선 ‘문학의 밤’이 열린다. 20일엔 한국 최초 개항지인 인천에서 문화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