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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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글을 함께 공유하며 소통해보는 [와글와글]. 이번 사연은 같은 동네 아이 엄마들과 꼭 친해져야 하는지 고민이라는 주부 A씨의 사연이다.

A씨는 남매를 키우고 있는 주부다. 첫째는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고 둘째는 아직 너무 어려 집에서 돌보고 있다. A씨는 남편과 결혼하면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왔기 때문에 집 근처에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가 첫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줄 때 몇 몇 아이 엄마와 인사를 하게 됐고 그렇게 조금씩 인맥을 쌓았다.

처음에는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고 난 뒤 서로 집에 초대도 하고 산책도 하면서 커피도 마시는 등 수다를 떨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 엄마들이 너무 하루 종일 같이 있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A씨는 남편 출근 시키고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고 난 후에 한 두 시간 정도 교제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다른 아이 엄마들은 남편이 퇴근하기 직전까지 같이 있기 일쑤였다.

A씨는 그런 상황에 점점 지쳐갔다. 대화하면서 둘째 칭얼거리는 것도 챙겨야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해 허무한 마음이 들었다. 집안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날들이 점점 늘어갔다.

한 번은 수다가 끝나지 않아 중간에 끊지 못했고 결국 남편이 퇴근 후 먼저 집에 도착하기도 했다. 당연히 저녁 준비를 못했기에 남편은 배달음식을 시켜서 먹었다. A씨는 왠지 속이 상했다.

A씨의 남편은 괜찮다고 말하면서 아이 엄마들이랑 교제도 하고 바람도 쐬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네 아이 엄마들을 만나고 온 날은 이상할 정도로 피곤함이 몰려왔다.

A씨가 연락을 뜸하게 하면 동네 엄마들은 연락을 줄기차게 해왔고 그때마다 "바쁘다", "몸이 안좋다"고 둘러대며 모임이 나가지 않았다. 오히려 집안일을 하고 둘째 돌보며 남편 저녁 식사 준비하는 게 더 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남편은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인데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러다 아이들한테 영향이 갈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며 A씨는 아직도 동네 엄마들과의 친분을 위해 수다를 어디까지 이어가야 할지 고민중이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말 너무 공감된다. 애들 학원보내고 삼삼오오 무리지어서 서로 집 초대하는데 진짜로 피곤해서 안가고 싶어도 우리 애만 혼자 겉돌까봐 어쩔 수 없이 가게 된다. 정말 힘드는 일이다", "애 둘 키우는데 그거 다 부질없더라. 그렇게 지내다가도 한 순간에 왕따 당해 떨어져 나갈 수 있다", "적당한 거리 유지하면서 지내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런 지치는 인맥이 필요할까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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