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태풍’으로 불렸던 제19호 태풍 ‘솔릭’이 수도권 지역에는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고 24일 한반도를 관통해 지나갔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전남 목포에 상륙한 솔릭은 이날 오전 11시께 강원 강릉을 통과해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태풍이 바다에서 육지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구조가 와해되면서 급격히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열대성저기압인 태풍은 육지에 상륙하면 일반적으로 에너지를 잃고 온대저기압으로 변해 소멸한다. 기상청은 솔릭이 25일 오전 9시 일본 삿포로 부근 해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다.
'역대급 태풍' 이라더니… '솔릭' 수도권 영향 거의 없었다
당초 기상청은 솔릭이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24일 새벽 4시 초속 30㎞의 강풍을 동반한 채 수도권을 강타해 50~150㎜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했다. 2010년 7월 1600억여원의 재산 피해를 낸 태풍 ‘곤파스’와 세력은 같으면서 속도는 절반 수준인 시속 18㎞로 느려 더 많은 피해를 안길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솔릭이 제20호 태풍 ‘시마론’의 영향으로 동쪽으로 밀려나면서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예상보다 적은 비가 내렸다. 서울 강수량은 3~16㎜에 그쳤고 경기는 3~13㎜로 나타났다. 별다른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제주와 남부지방에서는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솔릭은 제주와 목포 앞바다에 머무르는 동안 집중호우를 뿌렸다. 22~24일 제주에 내린 비는 평균 300㎜ 안팎, 산지는 1000㎜에 달했다. 전남 신안, 목포 등에도 2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렸다. 제주 전남 광주 일대 주택 상가 등 2만6800여 가구가 정전됐다. 전국적으로 논밭 27㎢가 물에 잠겼고,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건물 간판이 떨어지는 등 사고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전남 진도군 등 일부에선 농경지 침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경남 일부 과수원에선 사과 배 등의 낙과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본격적인 현장 집계가 시작되면 피해 규모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명 피해는 3명으로 집계됐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