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던 제14호 태풍 ‘야기’가 중국 내륙으로 빠져나가면서 폭염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과 대전, 광주, 강원 영서 지방에서 낮 최고 기온이 이번주 내내 34~36도를 오가는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 ‘야기’가 중국으로 상륙하면서 강수는 없이 뜨거운 남풍만 강화됐다”며 “남풍이 습기를 머금고 있어 당분간 국지적으로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태풍 야기마저 '한반도 패싱'… 이번주 내내 찜통더위 계속
태풍 ‘야기’는 북태평양고기압에 중국 상하이 방면으로 밀려나 14일 칭다오 인근 육상에서 소멸될 것으로 예상된다. 괌 북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15호 태풍 ‘리피’도 일본 가고시마 쪽으로 북상 중이나 더 발달하지 못해 14일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전망이다.

한 달째 폭염이 이어지면서 구급차를 찾는 온열질환자 수도 늘고 있다. 12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폭염에 따른 구급자 출동건수가 작년보다 여덟 배 이상 증가했다. 폭염구급자 ‘콜앤드쿨(call&cool)’ 출동건수는 지난 9일 기준 409건으로 지난해 전체 폭염 구급차 출동건수(49건)의 여덟 배를 넘었다. 이송 환자도 388명으로 지난해 전체 이송환자(48명)의 여덟 배를 웃돌았다.

술을 마시고 쓰러져 병원에 이송되는 주취자 수는 폭염 때문에 크게 줄었다. 특히 울산과 대구에서는 주취자의료응급센터로 이송되는 사람이 65% 수준으로 감소했다. 12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울산 주취자의료응급센터에 이송된 사람은 모두 81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 96명보다 15명 줄었다. 대구의 올해 7월 이송자 수는 107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141명보다 34명(24.1%) 감소했다. 주취자의료응급센터 관계자는 “술 마시면 몸에서 열이 나기 때문에 술을 찾는 사람이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대기상태가 1주일 정도 유지되면 올해가 폭염이 가장 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해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5.1일로 31.1일을 기록한 199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까지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9월 들어 기온이 평년 수준인 20도 안팎을 오르내릴 전망이다.

박진우/조아란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