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박영선 '夏日'
그의 ‘하일(夏日)’은 도회지 여성의 아름다운 일상을 화폭에 옮긴 작품이다. 무더운 여름날 거실에 앉아 기타를 치는 여성과 무릎에 책을 놓고 응시하는 여인의 아름다운 자태를 고급스럽게 잡아냈다. 오른쪽 탁자에는 진주 목걸이를 놓고, 책상에는 활짝 핀 백장미와 책을 배치해 럭셔리한 분위기도 연출했다. 창문 너머에는 녹음을 짙게 깔아 여름 분위기를 살렸다. 50대 후반에 작업한 작품으로 특유의 화풍과 기법이 잘 담겨 있다. 화면 구성이 알차고 색감이 뛰어나다. 폴 세잔의 화풍에 많은 영향을 받아서인지 로맨틱한 사실주의 경향도 감지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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