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을 찾은 중국 포상관광 단체가 창덕궁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2016년 한국을 찾은 중국 포상관광 단체가 창덕궁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방한 외래관광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리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 전쟁위기설에 반한(反韓) 감정이 더해지면서 발길을 돌린 일본인 관광객은 두 달 연속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남북한 화해 분위기에 중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도 풀려 곧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예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중국 전담여행사 관계자는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시장 회복에 대한 희망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라진 북한 리스크에 되돌아온 日 관광객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 관광시장 회복 '청신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22만7000여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3% 늘었다. 21만3853명이 방문해 29%의 증가세를 보인 4월의 기록을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행위가 이어지면서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독도와 위안부 합의 파기 문제로 한·일 양국의 갈등은 반일, 반한을 넘어 혐일, 혐한 감정으로 격화됐다. 2016년 한 해 25%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던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급격히 줄어들어 지난해 0.6% 증가에 그쳤다.

발길을 돌렸던 일본인 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찾게 된 것은 한반도 긴장 완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일부에선 최근 한국과 일본을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LCC) 노선 증가와 더불어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여자친구 등이 주도하는 ‘제3의 한류’ 붐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는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올해 방한 일본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당초 270만 명에서 300만 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연구본부 연구원은 “여행 소비시장은 여행지의 안전, 만족도 등 심리적 요인에 따른 영향이 큰 만큼 일본인 관광객 증가는 한반도 내 긴장이 완화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화해 분위기에 中 한한령 해제 기대감

중국인 관광객도 곧 한국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중국과의 사드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때 월 방문객 수가 60만 명에 육박하던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3월 중국 정부의 한한령 조치로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2016년 800만 명을 넘어선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417만 명까지 줄었다.

조홍준 한국관광공사 중국팀장은 “올 3월 1년 만에 처음 중국인 관광객이 4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개별자유여행객(FIT)을 중심으로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아직 기대하기엔 이르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조만간 한한령 전면 해제 등 의미 있는 변화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한령 이후 자취를 감춘 중국 포상관광 시장 회복을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5일까지 광저우를 시작으로 29일까지 베이징, 선양 등에서 국내 지방자치단체 및 여행사 등 20여 곳과 중국 현지 포상관광 전문 여행사 및 기업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로드쇼를 개최한다. 근 1년 만에 중국 현지에서 여는 홍보행사다. 박철범 한국관광공사 미팅인센티브팀장은 “한국과 중국의 관광시장이 회복되려면 업계 간 네트워크도 복원돼야 한다”며 “이번 로드쇼는 당장의 성과보다 향후 환경 변화에 대비해 민간 부문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