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그림자는 구름을 꿈꾸고
누런 담장에 나무 그림자가 드리웠다. 검은 음영(陰影)은 담장 끝에서 흰 구름과 맞닿았다.

그림자는 담 너머 구름과 닮은 듯 다른 절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도시와 자연을 관찰하면서,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장면을 건져 올리는 이탈리아 사진가 알레산드로 갈로의 ‘환상’이란 작품이다. 사람들은 그림자로서의 삶은 가치 없다고 생각한다. 저 높은 곳에서 유유자적, 자유롭게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이 되길 원한다. 그런데, 누구도 끊임없이 볕만 쬐며 살 수는 없다. 때론 그림자 아래서 휴식을 취해야 삶에 균형이 잡힌다. 많은 생물들이 어두운 그림자 아래서 생명을 키워나간다. 우리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저 사진 속 그림자처럼 늘 구름을 꿈꾸며 산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