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회 한국무용제전의 국내 개막작인 카시아무용단의 ‘기억의 조각’. 한국춤협회 제공
32회 한국무용제전의 국내 개막작인 카시아무용단의 ‘기억의 조각’. 한국춤협회 제공
한국 창작춤 축제인 ‘한국무용제전’이 18일부터 29일까지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국내 창작춤 축제로는 유일한 행사다.

사단법인 한국춤협회 주최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은 1985년 시작해 올해로 32회째를 맞는다. 국내 최장수 창작춤 축제다.

한국무용제전은 한국 전통춤이 아니라 ‘한국 춤사위’를 기본으로 한 창작춤을 감상할 수 있는 장이다. 2013년부터는 중국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전통춤을 기본으로 한 창작춤 무용단을 초청해 레퍼토리 확충과 아시아 춤 교류 활성화에 기여해오고 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개막작(18일 아르코극장)은 카시아무용단 소속 김호은 안무가가 준비했다. 그의 작품 ‘기억의 조각’은 18명의 무용수가 무대를 꽉 채우며 ‘놓치지 말았어야 할 그때의 후회, 거부할 수 없는 삶의 운명’ 등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을 찾는 과정을 표현했다. 지난해 한국무용제전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작품이다.

해외 개막작(18일 아르코극장)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회식에서 최고안무감독을 맡았던 중국 베이징실험무용단의 안무가 샤오샹룽이 선보인다. 이번 무대를 통해 아시아에서 초연하는 ‘벽(The Wall)’은 29년 동안 독일을 동서로 가른 베를린 장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운 멕시코 장벽에서 영감을 받아 지난해 9월 제작한 작품이다. 아르코예술극장에선 서울의 무용단들을 비롯해 부산 시립무용단과 청주 시립무용단 등 8팀의 중견 안무가들이 다양한 창작춤을 선보인다. 한국 무용계를 이끌어나갈 젊은 안무가를 발굴하고 공연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소극장 공연에선 12팀의 국·시립 무용단원들이 신명과 한을 주제로 한 실험적인 무대를 펼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