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보호만 외치는 정부… 창조적 파괴 틀어막아"
한국의 대표적 보수 논객인 정규재 정규재TV 대표가 국가 전반의 현안에 대한 보수진영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한 책 《국가의 자격-“이래야 나라다”》를 출간했다.

경제, 노동, 정치·사법, 북핵, 복지, 교육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이 책은 저자와 질문자 간 질의 응답 형식으로 이뤄졌다. 대표 질문자는 진용 전 삼성경제연구소 기획실장이다.

책의 첫 장은 국내에서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청년 일자리에 관한 얘기다. 저자는 “골목과 중소기업 등 생산성이 낮은 분야를 보호하는 정부 주도의 정책이 오히려 장래성 있는 일자리를 모두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창조적 파괴’를 통해 창출될 수 있는 미래 일자리가 생길 여력을 틀어막는다는 주장이다. 이어 “성적이 좋지 않은 직원을 해고하는 데 5~6년이 걸리고 한 번 고용하면 성과와 관계없이 평생 월급을 줘야 하는 지금의 노동 시스템이 고용을 막고 있다”고 분석한다. 제대로 된 임금피크제 도입 없이 60세로 정년만 연장한 것도 청년 취업 쇼크의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저성과자 해고 등을 통해 기업이 발전하고, 발전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저자는 책에서 최저임금을 시간당 11달러에서 13달러로 올린 뒤 근로자들이 실제 받는 임금은 오히려 6.6% 줄어든 미국 시애틀의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최저임금을 올려주는 대신 근로시간을 줄여 오히려 총소득이 줄어들거나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한 고용주들이 직원을 해고해 실업자가 늘어나는 효과를 양산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