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은 강연 사업을, 한 청년은 빗물 뚜껑을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두 사람이 뭉쳐서 나물을 팔기 시작했다. 아직 스물아홉에 불과한 청년들은 왜 나물에 꽂히게 됐을까. 목광균 나물투데이 부대표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나물을 소개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삼잎국화나물은 국화향이 일품인 봄나물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서 큰 마트에서도 찾을 수 없어요. 이런 특색 있는 나물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목광균 나물투데이 부대표가 자사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목광균 나물투데이 부대표가 자사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잎국화나물, 전호나물, 갯방풍, 물엉겅퀴. 사람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나물들이다. 나물투데이는 이러한 색다른 나물들부터 매일 먹는 취나물, 시금치 같은 나물을 정기 배송 해주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나물을 파는 젊은 청년 사업가라는 점이 눈길을 끌어 ‘아침마당’이나 ‘6시 내고향’과 같은 방송에서 소개된 적도 있다.

이 업체가 내세우는 주요 상품은 데친 나물이다. 별도의 손질 없이 바로 양념만 해서 먹을 수 있어 편리하다. 나물을 배송 받으면 나물별로 적합한 레시피도 함께 보내준다. 데친 나물 외에도 건나물과 생나물, 해조나물도 포함해 40~50가지 나물을 판매하고 있다. 정기배송을 신청하면 제철에 맞는 나물을 골라서 매주 보내준다. 4인 가구용 정기 배송은 1개월에 6만원 수준, 1인 가구용은 1개월에 4만원 수준이다.

주된 이용자들은 30대 주부들이다. 가족들에게 건강한 반찬을 제공하고 싶지만 나물을 잘 몰라 선택에 어려움이 있거나, 주기적으로 구매하기 귀찮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또 설이나 추석, 정월대보름 같은 명절 때는 이용자가 더욱 늘어난다. 제사용 나물이나 묵은 나물을 패키지로 팔아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목 부대표는 “명절에는 하루 1000여 건씩 주문이 들어올 정도”라고 말했다.

나물투데이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 농가와 상생한다는 점이다. 전국 14개 농가들과 협력해 독특한 나물들을 정기적으로 공급받음으로써 지속적으로 나물을 재배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상품을 소개하면서 재배 농가의 이야기까지 함께 실을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목 부대표는 “삼잎국화나물은 농사짓기 힘들어 재배농가가 아주 적다”며 “전호나물처럼 울릉도 지역에서만 나는 상품은 채취하는 농가를 찾기 위해 울릉도를 모두 뒤졌을 정도”라고 했다.

나물투데이 창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들은 서재호 나물투데이 대표의 부모님이었다. 서 대표의 부모님은 29년간 광명시장에서 나물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서 대표가 2015년 나물투데이를 창업한다고 하자 가장 반대했던 사람도 부모님이었다고 한다. 서 대표는 “나물 장사의 어려움을 가장 잘 알고 있었기에 부모님이 극렬히 반대했었다”며 “지금은 가장 많은 조언을 주는 사람이 부모님”이라고 했다.
킴스클럽 철산점에 입점한 나물투데이 매장.
킴스클럽 철산점에 입점한 나물투데이 매장.
나물투데이는 창업 7개월 만에 사업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6년 2월 네이버가 주최한 ‘e-커머스 드림 청년장사꾼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 업체는 지난달 ‘씨투데이’라는 브랜드로 수산물 사업에 나섰다. 당일 손질한 회를 당일 배송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루는 수산물은 광어와 우럭을 비롯한 6~7가지 종류밖에 없지만 점차 품목을 늘릴 예정이다.

현재 나물투데이의 상품들은 신세계몰, CJ몰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살 수 있다. 킴스클럽 철산, 평촌, 목동점에서 나물투데이의 상설 매장을 찾을 수 있다. 목 부대표는 “지난해 매출 10억원을 넘겨 상징적인 액수를 달성했다”며 “올해엔 매출 2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