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겨울 스포츠 눈 부상 잦아 다쳤을 때 코 풀지 마세요
스키, 스노보드 등을 타러 가는 사람이 늘었다. 올해는 평창 동계올림픽대회가 치러지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겨울 스포츠를 즐길 것으로 전망된다. 겨울철 야외활동은 다른 계절보다 부상 위험이 높다. 미끄러운 눈이나 빙판에서 즐기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팔다리 등의 인대나 뼈에 문제가 생기는 부상을 떠올리기 쉽지만 눈을 다치는 경우도 많다. 장재우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스릴 넘치는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겨울 스포츠는 그만큼 부상 위험이 크다”며 “이상이 있으면 즉시 전문의의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탈 때는 넘어지거나 충돌하는 외상사고가 흔히 발생한다. 장시간 추운 야외에서 활동해 체온이 낮아지면 피부가 더 쉽게 찢어진다. 스키나 보드를 타다가 넘어져 얼굴 쪽에 강한 충격을 받아 눈과 눈 주위를 다쳤다면 안와골절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와골절은 눈 주위를 둘러싼 뼈가 부러지는 것이다. 근육이 부러진 뼈 사이에 오랫동안 끼어 있으면 눈 근육이 손상돼 안구운동장애, 복시가 지속될 위험이 크다. 눈 주변을 다친 뒤 안와골절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코를 푸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겨울 스포츠를 즐길 때는 자외선도 신경써야 한다. 스키장의 자외선 강도는 여름철보다 네 배 정도 강하다. 하얀 눈에 자외선이 반사돼 눈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는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노출 후 8시간 이상이 지나면 통증, 이물감, 충혈, 흐림 등 증상이 나타난다. 각막 손상, 화상 등으로 각막상피세포가 파괴되고 자외선 각막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 따라서 선글라스나 스포츠용 고글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색이 너무 짙으면 동공이 확장돼 망막으로 들어오는 자외선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색은 회색, 갈색, 노란색, 녹색 계통을 선택하는 것이 눈에 주는 부담이 적다. 선글라스나 고글에도 수명이 있다. 오래 쓰면 렌즈 표면에 흠집이 나 자외선 차단 기능이 떨어진다. 2~3년 주기로 바꾸는 것이 좋다.

갑자기 추운 온도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혈압이 높아지면 눈의 안압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고혈압 증상이 있거나 원래 안압이 높은 사람이라면 망막질환, 녹내장 등 안압 관련 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망막질환 중 망막혈관폐쇄증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겨울 스포츠를 할 때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주의해야 한다. 추위에 계속 노출되거나 급격한 기온 변화를 자주 겪으면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안구 혈관이 쉽게 상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