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만우절, 거짓말처럼 떠난 홍콩배우 장국영
2003년 4월1일 ‘장국영(張國榮) 투신 자살’이란 뉴스 헤드라인이 홍콩과 중국 언론에 일제히 속보로 떴을 때 사람들은 만우절 해프닝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24층에서 스스로 몸을 던졌음이 확인됐고 시신도 발견되자 팬들은 슬픔에 빠졌다.

장국영은 1956년 9월12일 홍콩에서 부유한 직물상의 아들로 태어났다. 하지만 어려서 부모가 이혼한 후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3세 때 영국 유학길에 오른 후 리즈대에서 직물학을 전공했지만 중퇴하고 귀국했다.

1976년 홍콩 ATV 주최 음악 콘테스트에서 2등으로 입상하며 가수로 데뷔한 후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영웅본색’ ‘천녀유혼’ ‘아비정전’ 등 40여편의 영화를 찍으며 외모와 연기력을 동시에 갖춘 배우로서도 인정받았다. 특히 ‘패왕별희’는 1993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으로 그의 명성을 국제적으로 넓혔다.

그의 자살 원인은 여전히 확실치 않다. “자살이 아니다”란 주장도 있다. 하지만 장국영의 팬들에게 매년 만우절은 슬픈 날로 다가온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