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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 수익률을 거둔 영화펀드가 탄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창업투자회사 티지씨케이파트너스 김지웅 대표는 23일 5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인 ‘TGCK한국대표영화펀드1호’가 연평균 38%의 투자수익률을 거두고 지난 6월 해산했다고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영화 펀드 투자수익률은 2006년~2011년까지 마이너스 지표를 가리키다 2012년 13.3%, 2013년 14.1%로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해 2014년 0.3%,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7.2%를 각각 기록했다.

2014년 11월 결성한 이 펀드는 오리온그룹계열 투자배급사 쇼박스가 배급한 4편의 영화에만 전액 투자해 1년 8개월간 운용됐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내부자들’은 펀드 투자작 중 최고인 12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총제작비 80억원을 투입한 이 작품은 극장 매출이 732억원에 달했다. ‘내부자들’이 707만명을 모은 데 이어 추가로 개봉한 감독판‘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이 208만명을 기록해 총 915만명을 모았다.

1270만명을 모은 ‘암살’의 수익률은 45%, 624만명을 동원한 ‘사도’는 73%를 각각 기록했다. 총제작비 200억원인 ‘암살’에는 펀드 총액의 절반인 25억원을 투자했다. ‘강남1970’은 219만명을 모아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췄다.

국내 영화펀드는 정부가 종잣돈(모태자금)을 내면 민간 자본으로 나머지를 채운 뒤 투자 대상 영화를 선택하는 방식이대다수다. 하지만 이 펀드는 투자 대상 영화를 확정한 뒤 순수 민간자본으로만 결성한 첫 사례였다. 싱가포르와 중국계 자본이 전체의 20%인 10억원 포함됐다. 외국 자본은 블라인드 펀드(결성 당시 투자작이 미정인 펀드)에는 투자하기 어렵지만, 이처럼 투자대상이 정해진 펀드에는 투자하기 쉽다.

김지웅 대표는 “국내 투자배급사로서는 자금을 한 발 빠르게 유치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좋은 작품을 선점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며 “영화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