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295-2' #20, 2013년
'living 295-2' #20, 2013년
추억은 사물에도 담겨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래된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곤 한다. 가끔씩 그것들을 보면 지난 일들이 은은하게 떠오른다. 사진가 정은숙은 꽃, 화병, 식탁, 접시 등 소소한 사물을 사진에 담는다. 일상의 물건들이 등장하지만 평범하지 않다. 마치 기억의 저편에서 꺼내 온, 추억이 묻어 있는 사물 같다.

정씨는 피사체를 촬영한 뒤 19세기 인화법인 검프린트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손이 여러 번 가는 작업을 통해 오래된 수채화 같은 사진이 완성됐다. 작가 내면의 이야기까지 아련하게 묻어 나오는 정물이다. (갤러리나우 30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