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30년 경력 무역통의 '한국 경제 처방전'
식을 줄 모르게 잘나가던 중국 경제가 뒷걸음치고 있다. 일본은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로 접어들었다. 유럽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존립마저 위태롭다.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던 미국도 금리인상의 길목에서 망설이는 모습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무차별 테러는 글로벌 투자·소비를 위축시키고 난민을 양산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갈수록 불확실해지면서 국가 간 공조는 무너지고, 국가 이기주의는 더 기승을 부린다. 지금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 ‘뉴 노멀’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세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30여년간 KOTRA에서 근무하며 세계 경제의 현장에서 활약한 김상철 G&C팩토리 최고경영자(CEO)는 《5년 후 세계 위기는 공평하게 온다》에서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의 경제 현안과 미래 전망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한국의 생존 전략을 분석한다. 그는 “한국은 지금까지 한발 빠르게 움직이는 ‘빠른 추격자’로서 경제 대국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기술, 수출, 품질 수준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끼인 ‘넛크래커’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미국이 근래 들어 힘이 빠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절대적 우위를 적어도 2030년까지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은 지난해 출범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 미국 중심의 질서를 더 공고히 할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협상 단계부터 강력한 라이벌인 중국을 배제하고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오세아니아, 미주의 전략적 동맹국과만 추진했다. 이에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집중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 5년에서 10년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무역 전쟁이 불꽃 튈 것으로 내다본다.

저자는 고도성장 시대가 막을 내린 중국은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한다. 앞으로 2~3년은 5~6%대 성장률에 그칠 것이며, 그 이후에는 3~4%대 성장 시대를 거쳐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문제는 외부보다 내부에 더 많으며 양극화, 부정부패, 부동산 투기, 환경오염 등 고도성장의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는 이제 한국은 중속성장 시대에 접어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멕시코 등 태평양 연안 중남미 국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추진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유라시아 인프라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