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그녀들은 어떻게 비너스가 됐을까
서양에선 거장들의 명화 속에 살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들을 ‘비너스’로 칭했다. 그림 속 여인들은 수백년이 넘도록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이 여인이 누구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림이 된 여인》은 당대 화가들이 ‘비너스’를 그린 이유와 그림 속 주인공의 존재를 하나씩 밝혀가며 그림과 여성의 관계를 탐구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소재를 얻은 작품에선 한결같이 여신 비너스가 미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정확히 누구를 그린 것인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묘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아름답고도 슬픈 모습을 보인 여성, 남성에 뒤지지 않는 권력을 과시했던 여성의 모습은 그림에서 의미를 더한다.

책 후반부에는 여성이 그린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소아마비, 교통사고, 유산 등을 겪은 화가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은 그림 속 여성성에 대해 종전과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허나영 지음, 은행나무, 239쪽, 1만4000원)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