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선 지우고 벽 허물고…기술이 만든 새 패러다임
제조업체가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해 이익을 얻고 성장하던 시대는 끝났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제품 수명 주기가 짧아지면서 기존 제품을 개선해 가치를 창출할 기회는 줄고 있다. 제조업체는 새로운 가치창출 영역을 찾아야 한다. 이때 사업모델 전반으로 확장해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면서 창출하는 가치의 일부분을 어떻게 획득할지 고민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TV를 매개체로 하는 비디오 스트리밍을 통해, 우버는 자동차를 주문형 이동도구로 전환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경계의 종말》은 기술 발전으로 각 분야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이 시대의 상황을 진단하고 제조와 유통, 금융, 소비재 등 주요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제너럴모터스가 1960년대 산업용 로봇을 처음 도입한 뒤 인공지능까지 개발되면서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도 와해되고 있다. 유튜브에서 보듯, 가장 인기 있는 10개 콘텐츠 웹사이트 중 5개가 사용자 제작 콘텐츠에 기반을 뒀다.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도 이제는 필연이다.

21세기 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키워드는 ‘글로벌’ ‘스마트’ ‘디지털’ ‘융합’이다. 책은 이런 키워드를 중심으로 혁신으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단서와 지침을 제공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