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5년만의 추위·제주 7년만의 주의보…일요일 절정

최근 며칠째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면서 주말 전국이 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은 15년만의 맹추위가 예상되고, 제주에는 7년만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에는 오후 6시를 기해 한파경보가 발표됐다.

한파경보 발령은 2011년 이후 5년만이다.

앞서 22일 오후 9시부터 한파주의보가 이어졌다.

24일에는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도를 기록해 올겨울 들어 가장 춥겠다.

서울 기온이 영하 18도 이하로 떨어지는 건 2001년(1월15일) 이후 15년만이다.

제주도에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제주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건 2009년 3월13일 이후 약 7년만이다.

이번 한파는 이달 초까지 이어진 엘니뇨(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 상승) 기세가 약화되고, 북극의 한기가 내려와 기온이 급강하한 게 원인이다.

오호츠크해 북쪽 상공에 기압능이 발달하면서 대기의 동서 흐름을 막고 남북 흐름을 강화시켜 시베리아의 차가운 공기가 우리나라로 남하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북극 주변의 제트 기류가 약해진 탓이다.

평소 제트 기류라는 강한 바람대가 북극 주변을 빠르게 돌면서 한기를 막아두는 역할을 한다.

제트 기류는 온도의 차에 의해 생긴다.

그런데 최근 온난화로 인해 북극 해빙이 녹아 북극 상층 온도가 따뜻해지고, 한기의 차가 적어져 기류가 약해졌다.

제트 기류 속도가 느려지자 북극 한기가 한반도가 속한 중위도까지 내려왔다.

'북극 한파'의 유입에 대기의 '블로킹' 현상까지 더해져 추위가 심화됐다.

일본 동쪽부터 캄차카반도까지 대기 흐름을 저지하는 기압능이 형성돼 며칠간 한기가 한반도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됐다.

추위는 24일 절정에 달했다가 26일 오후부터 점차 풀리겠다.

제트 기류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한반도 주변의 대기 흐름을 막던 기압능도 약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용진 기상청 통보관은 "26일 오후부터 날씨가 점차 풀리고 블로킹 현상도 약화돼 27일에는 전국 기온이 평년값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채새롬 기자 zoo@yna.co.kr, srch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