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재즈의 아버지' 루이 암스트롱
1913년 새해 첫날, 미국 뉴올리언스의 한 빈민가 거리. 열두 살의 한 흑인 소년이 새해 축제 장소에서 의붓아버지의 권총을 허공에 쏘아대며 놀고 있었다. 소년은 현장에서 체포돼 소년원에 수감됐고 그곳에서 악기 코넷(트럼펫과 비슷한 금관악기)에 심취했다. 훗날 ‘재즈의 아버지’로 우뚝 선 루이 암스트롱의 음악 인생은 그렇게 시작됐다.

암스트롱은 1901년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일용노동자, 어머니는 작부였다. 어린 시절 석탄 배달을 하며, 술집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를 듣고 자랐다. 3년간의 소년원 생활을 마친 16세의 암스트롱은 지역 악단의 연주자가 됐고, 더 이상 석탄 배달을 하지 않아도 됐다. 1922년 시카고로 건너간 암스트롱은 1925년 ‘핫파이브스’를 결성, 재즈 음반을 냈고 미국인들은 독창적인 그의 연주에 열광했다.

어느 날 연주에서 트럼펫을 떨어뜨린 암스트롱, 머쓱해하며 주절거린 “디비디비룹 밥바리리~”는 이후 재즈 가수들의 전형이 된 ‘스캣(scat) 창법’의 시작이었다. 흑인 노예의 후손에서 미국의 자랑이 된 암스트롱. 1930년대엔 영국 왕실을 비롯해 유럽 순회공연도 가졌다. 1940년대 그룹 ‘올스타스’를 결성해 트럼펫뿐만 아니라 독창적인 노래 솜씨와 만담까지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

외로운 예술가이기보다 사랑받는 연예인을 자처했던 암스트롱. 1971년 7월6일, 그가 그토록 열창하던 ‘아름다운 세상(What a wonderful world)’을 두고 눈을 감았다. 42년 전 오늘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