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800㎜ 폭우에 초속 35.8m 강풍 몰아쳐
항공·뱃편 끊기고 2만가구 한때 정전 '불편'

제주지방이 17일 오후 큰 피해 없이 제16호 태풍 '산바'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며 안정을 되찾고 있다.

최고 800㎜가 넘는 폭우가 내려 일부 주택이 침수되는 등의 피해가 있었으나 현재 점차 상황이 정리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제주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한라산 진달래밭 816㎜, 윗세오름 767㎜, 제주시 아라 634.5㎜, 선흘 592.5㎜, 제주 405.2㎜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또 한때 최대순간풍속(초속) 고산 35.8m, 가파도 32.6m를 기록하는 등 강한 바람이 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140여건의 크고 작은 태풍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이번 태풍은 제주 북부지역과 산간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려 침수 피해가 90여건에 달했다.

이날 오전 3시15분께는 제주시 연동에서 하천 범람으로 주택이 침수돼 성인 3명과 아동 6명 등 9명이 119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또 폭우로 인해 제주시 산지천 하류의 남수각 복개부지가 범람 위기를 맞아 오전 2시30분과 7시에 걸쳐 2차례 주민 대피경보가 내려져 일대 주민과 상인들이 한때 불안에 떨기도 했다.

시는 지난 2007년 태풍 나리로 산지천이 범람하며 큰 피해가 발생하자 상류에 총 저수용량 7만4천㎥ 규모의 저류지 3개를 건설했으나 태풍으로 큰 폭우가 내리자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범람 위기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17일 오전 서귀포시 하효동 일대 7천여가구가 5분 이내의 정전을 겪는 등 도내 2만여가구가 한때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으나 현재는 대부분 복구된 상태다.

태풍 영향으로 제주의 하늘길과 뱃길도 완전히 막혔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부는 이날 오후 2시30분까지 항공편 177편의 결항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제주공항에는 아직 태풍경보와 윈드시어 경보가 내려져 있다.

공항 관계자는 "제주공항은 점차 안정을 찾고 있으나 다른 지역 공항 상황이 좋지 않아 오후 3시쯤 까지는 항공기 운항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5개 여객선 항로와 제주 부속 섬을 연결하는 뱃길 운항도 이틀째 전면 중단된 상태다.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ato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