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호텔 카페 레스토랑 등이 난립해 있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 일대가 미술문화벨트로 탈바꿈하고 있다.

미술품 판매전문 회사 가나아트센터가 2006년 문을 연 석현 · 일영리 일대 3만3000㎡ 규모의 장흥아트파크를 비롯 천경자미술관과 송추 아트밸리가 한창 공사 중이고 이응로아틀리에,문신아틀리에,아틀리에 빌리지 등이 잇따라 건립될 예정이다. 장흥은 서울에서 20~30분 거리에 있고 수도권 외곽순환도로와 39번 국도,349번 지방도,2011년 개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인 장흥~송추 간 도로가 통과하는 교통 요충지다.

양주시는 가나아트센터,크라운 · 해태제과와 손잡고 이 일대를 수도권 북부의 미술문화 중심지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문화예술체험 특구로 지정된 석현 · 일영리 일대 50만9229㎡에 '양주장흥아트밸리'를 조성 중이다.

우선 '양주장흥아트밸리' 안에 들어설 '천경자미술관'은 이르면 내년 8월 문을 연다. 양주시가 사업비 92억원을 들여 지하 1층,지상 2층의 연면적 2838㎡ 규모로 짓고 있다. 상설 및 기획전시실,창작공간,교육실,카페,연구실,편의시설 등을 갖춘 이곳에는 천경자 화백의 유화 작품을 비롯해 드로잉,아카이브(습작),개인 소장품 등 모두 1200여점이 전시된다.

또 시는 장흥아트파크 미술관 옆에 자체 예산 33억원을 들여 화가들의 작업실 '아틀리에 빌리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최근 지상 6층 모텔을 사들였다. 올 연말까지 설계를 마치는 대로 공사에 들어가 늦어도 내년 말까지 작가 20~30명을 입주시킬 예정이다.

한국 추상 조각 1세대 작가인 문신씨를 기리는 문신아틀리에는 천경자미술관 맞은편 1000㎡의 부지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약 30억~50억원을 투입,이르면 올해 착공해 2010년 하반기에 완공된다. 문신 전용 전시장으로는 마산,숙명여대에 이어 세 번째.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스타 디자이너 론 아라드가 국내 처음 설계하는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장흥아트파크의 조각공원 인근에는 이응로 화백의 화실인 파리의 '고암산방(顧菴山房)'이 복원된다. 연면적 약 1000㎡ 규모로 내년에 착공될 '양주시립 고암아틀리에'는 고암의 작품 및 각종 자료를 전시한다. 건물 설계 및 건축 등 비용 30억원은 양주시가 부담할 예정이다.

장흥아트파크에서 서울 쪽으로 2㎞ 정도 떨어진 석현 · 부곡리 일대 330만㎡에는 조각 공원,전시관,공연장,아틀리에를 갖춘 대규모 '송추 아트밸리'(가칭)가 조성 중이다. 장흥에 연수원이 있는 크라운 · 해태제과가 총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야심차게 추진하는 대형 문화프로젝트 사업이다.

핵심시설인 조각공원은 240만㎡ 규모로 201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곳에는 야외공연장을 비롯해 어린이 미술체험장,조각체험장,편의시설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크라운 · 해태는 조각공원 조성지 인근 모텔 4채를 매입해 창작 스튜디오로 운영하고 있고,일부는 음악당으로 리모델링 중이다.

이옥경 가나아트 대표는 "2006년 장흥아트파크가 이 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무질서한 술판이 벌어졌던 밤나무 숲은 '조각공원'으로,버려졌던 야외수영장은 '조각 아틀리에'로 탈바꿈됐다"며 "장흥 일대에 미술 문화벨트가 조성되면 인근 관광지와 연계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