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사보 월간 <해인>의 편집진 출신 스님 중에 조계종의 '글쟁이'가 많다는 건 꽤나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 중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청주 관음사 주지 현진 스님과 불교방송의 '행복한 미소' 진행자 성전 스님(남해 용문사 주지)이 새 수행에세이집을 내고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내놓았다.

《삭박하는 날》 《잼있는 스님 이야기》 등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낸 현진 스님은 새 에세이집 《오늘이 전부다》(클리어마인드 펴냄)에서 <벽암록>의 한 구절을 빌려 이렇게 설명한다.

"내 삶의 절정의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내일은 다가오는 오늘이다. 오늘 하루하루를 내 삶의 전부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 오늘 여기에서 희망을 노래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삶의 방식을 바꾸어라."

누구나 즐겨 찾는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상징한다. 하지만 클로버의 꽃말이 '행복'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 행운(네잎 클로버)을 찾느라 눈앞의 수많은 '행복'을 그냥 지나치고 있다는 것.그래서 현진 스님은 "정말 소중한 것은 가까이 존재한다"며 사랑하고,숨을 쉬고,수행하고,수고하고,떠나는 일 모두 오늘 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미소 스님'으로 유명한 성전 스님은 《지금 여기에서 감사하라》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라》(개미 펴냄) 두 권을 한꺼번에 출간했다. 불교방송의 '행복한 미소' 프로그램에서 날마다 스님이 낭독했던 글을 책으로 묶은 것.짧은 글속에 하늘과 별과 바람을 즐겨 만나고 교감하는 그의 맑은 영혼이 담겨 있다.

"나는 별빛을 경전처럼 머리에 이고 그렇게 법당을 향해 걸어갑니다. 그 순간 나는 가장 맑은 별빛의 수행자가 됩니다. 과연 누가 저 별빛의 의미를 알고 머리에 이고 걸어갈 수 있을까요. 진정 행복한 사람만이 머리에 별빛을 이고 갈 수 있겠죠.그 순간 이렇게 빛나는 행복을 준 별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

《지금 여기에서 감사하라》의 머릿말에서 성전 스님은 이렇게 밝혔다. 인드라의 그물처럼 모두가 연결돼 있는 존재의 세계에서 고맙지 않은 존재란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는 스치는 바람에도 고개를 숙이고 합장하며,한 모금의 물과 산사에 온 할머니의 미소,한 송이 향기를 물고 온 매화와 그 매화를 있게 한 땅에도 감사의 절을 올린다.

또한 숲과 하늘이 일러준 말을 이렇게 전해준다. "비우고 만족하라." 그러면 실패했다고 절망하거나 낙오했다고 슬퍼할 이유가 없다. 성전 스님은 "나를 비우면 만족한 삶이 찾아온다"며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지금 여기에서 감사하고 행복하라고 일깨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