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곡 '댄싱 슈즈'로 활동

피나는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축구선수 박지성과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처럼 최근 한 신인 가수의 밑창이 구멍 난 운동화 사진이 인터넷에서 시선을 끌었다.

하루 4시간도 안 자고 숙소와 연습실을 오간 AJ(본명 이기광ㆍ19)의 신발이었다.

가요계에는 데뷔 전부터 주목받는 신인이 있다.

피고 지는 수많은 가수를 본 가요 관계자들이 대형 스타로 성장할 재목을 알아보는 것이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연습생 시절부터 팬이 돼 방송사가 아닌, 연습실 앞에 진을 친다.

최근 데뷔곡 '댄싱 슈즈(dancing shoes)'를 발표하고 대중 앞에 나온 AJ(Ace Junior)가 그랬다.

데뷔 전 AJ를 소속사(플레이큐브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처음 만났을 때 낯설지 않았다.

지난해 에픽하이가 '1분 1초'로 활동할 당시 경험을 쌓고자 댄서로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에픽하이 형들만의 방식으로 무대를 누비고 관객의 호 응을 이끄는 게 즐거워보였다"며 "빨리 내 방식으로 무대를 휘젓고 싶었다.지리한 연습생 시절에 그 무대가 의욕을 북돋워줬다"며 수줍게 웃었다.

AJ는 2005년 고등학교 1학년 때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중학생 시절부터 음악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비와 세븐의 춤을 따라 췄다.

"집 TV 옆에 전신 거울이 있었는데 비 선배가 음악 프로그램에서 '잇츠 레이닝(It's Raining)'을 부를 때 따라 춰보니 비슷하게 되더라고요.'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죠. 비 선배의 연습 과정은 모른 채 저도 1년만 연습하면 되겠다고 환상을 가졌던거죠"

당시 비가 소속된 JYP에 오디션을 봤고 두 차례 낙방을 경험한 뒤 세 번째 오디션에서 붙었다.

그리고 시작된 총 4년간의 담금질은 결코 쉽지 않았다.

지난해 4월 플레이큐브로 옮기기 직전에는 잠 자는 시간만 빼고 연습에 매달려도 실력이 늘지않는 것 같아 '가수가 될 수 있을까', '난 아무 것도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포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엄청난 슬럼프가 찾아왔어요. 집으로 돌아가 약해지지 말자고 마음의 정리를 했죠. 처음 시작할 때 마음으로 돌아 가 멋진 무대에서 비 선배와 공연하는 걸 상상하면서 잠이 들었어요.마음이 정화되고 행복한 감정을 북돋울 수 있었죠"

그는 비에 대해 '존경스러운 선배'라고 말했다.

"JYP 시절, 아티스트와 연습생 연습실이 붙어 있었어요. 비 선배가 어느 정도 열심히 하는지 기다려본 적이 있어요. 저는 오전 2시 반이 되니 한계가 오더라고요. 그런데 비 선배는 소리지르면서 끝까지 하더라고요.선배의 마인드, 자기 관리 자체가 지금도 존경스러워요"

비는 플레이큐브로 옮겨 본격적인 데뷔를 준비하던 AJ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다.

틈틈이 연습실에 들러 격려했고 '댄싱 슈즈'의 초반 30초가량의 안무를 직접 짜 줬다.

또 자신이 '레이니즘(Rainism)' 때 쓰던 인 이어(In Ear) 마이크를 선물했다.

"비 선배가 제 연습실을 찾아왔을 때 오마리온의 솔로곡을 라이브로 노래했어요. 차가운 눈빛으로 평가하는데 처음에는 떨리더라고요. 선배는 제가 가수가 되도록 이끌어준 원동력이니까요. 긴장을 풀자 노래하는 3분30초 동안 보컬, 춤, 표정에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선배가 박수를 쳐줬어요. '기광이는 잘하겠네'라고요"

비는 AJ의 연습을 보고 돌아가 소속사 안무가들에게 "'AJ의 눈빛이 형 조금만 기다리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고, 이 말을 전해 듣고는 기분이 좋아 그날 연습 때는 공중을 날아다닐 것처럼 몸이 가벼웠다면서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도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살았던 아픔이 있다.

AJ는 부모님 얘기를 하면서 인터뷰 도중 결국 눈물을 보였다.

"부모님이 돈을 벌기 위해 저를 광주의 할머니 댁에 맡기셨어요. 6~7살 때부터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광주에서 자랐죠. 금이 간 빌딩, 단칸방에서도 살아봤죠. 어머니가 요즘 몸이 좀 안 좋으셔서 많이 힘들어하세요. 연습생 시절 동안 아르바이트도 안하고 부모님께 용돈을 타 썼어요. 제가 일해 처음 돈이 생기면 부모님께 모두 드릴겁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꿈에 대해 얘기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뮤지션과 동양인으로서 무시를 안 당하고 같은 위치에서 평등하게 음악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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