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출간

소설가 박완서(78) 씨가 어린이들을 위한 가슴 따뜻한 성장동화 한 편을 내놓았다.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어린이작가정신 펴냄)는 초등학생 5학년 복동이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동화다.

복동이는 어머니가 자신을 낳다 돌아가시고, 아버지마저 떠나버린 후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이모와 외할머니의 품에서 자란다.

부모 없이도 외할머니와 이모의 큰 사랑과 단짝 친구들과의 우정 속에 복동이는 구김살 없는 밝은 아이로 자라지만 어릴 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을 보러온 아버지가 무성의하게 지어준 이름을 생각하면 조금 슬퍼지기도 한다.

그러던 중 복동이는 방학을 맞아 아버지가 있는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된다.

아버지와의 첫 대면이 설렐 법도 하지만 복동이는 필리핀계 새엄마와 이복동생 데니스, 에리스로 이뤄진 새로운 아버지의 가족 안에서 겉돌기만 한다.

그러나 쉽사리 풀리지 않았던 복동이 가슴 속 응어리는 한밤 다락방에서 무뚝뚝한 아버지와의 짧은 포옹으로 풀어졌고, 더불어 한국인 입양아 브라운 박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머니의 희생을 통해 얻어진 자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느끼게 된다.

"나 같은 게 이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하면서 살 때하고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하면서 사는 세상이 같을 수가 없죠. 앞의 것은 원망이고 뒤의 것은 감사니까요.

"(152쪽)
박씨는 '작가의 말'에서 "아이들이 자기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남의 생명의 가치도 존중할 줄 아는 편견 없는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고 감사하며 신나게 사는 것"이 이 이야기를 쓴 욕심이라고 말했다.

한성옥 그림. 160쪽. 9천원.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