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정웅 대림대학 이사장(64 · 본명 제갈정웅)이 등단 30년을 맞아 그동안 쓴 시 30편과 에세이를 묶은 책 《시간의 궤적》(한맥)을 출간했다.

1978년 <시문학>으로 등단한 갈 이사장은 대림정보통신 대표이사 부회장,한국지식경영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작품 집필을 계속해왔고 현재는 월간지 한맥문학 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긴 시간 동안 모국어로 글을 쓴 궤적을 정리해 봄으로써 앞으로의 글쓰기에 좀더 치열해지겠다고 다짐하는 의미"라고 책 출간 의의를 밝혔다.

1부에는 목련,진달래,동양란 등을 소재로 한 시들이 실렸고 2부에는 삶과 일상에 대한 성찰을 다룬 작품이,3부에는 계절감을 살린 시편이 각각 수록됐다. 각 시에는 중국어 대역이 붙어 있다.

'모든 현들이/ 아주 가녀린 흔들림으로/ 허허롭던 곳에 빼곡히/ 피어오르는 선율// 아껴 온 응어리/ 그 각질화된 껍질을 하나하나 벗기며/ 불협의 음들을 조율하고// 세월이 가듯/ 모든 고집스런 것들을 버리고/ 준비한 노래를 시작한다// …(중략) 그래서/ 우리 모두는/ 각자의 리듬을 즐기며 산다. '(<실내악> 중)

이와 함께 선진사회의 필요조건과 충분조건,기부금 문화,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신뢰,교육 투자,창의적 지도자,농촌 젊은이들의 국제 결혼 등 사회적 관심사를 다룬 에세이들도 실려 있다.

성기조 한국문인협회 명예회장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주제로 해서 아주 쉽게 시를 쓰고,언어를 정교하게 골라쓴다"면서 "시어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자신이 겪는 현대적인 양상에 대하여 무척 민감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