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림자 살인' 제작발표회

배우 엄지원이 영화 '그림자 살인'의 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한 달간 국궁(國弓)을 배우는 열의를 보였다.

엄지원은 26일 서울 압구정동 CGV에서 열린 '그림자 살인' 제작발표회에서 "영화 속에 국궁을 하는 장면이 있다.

한 달간 열심히 국궁을 배운 끝에 이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영화에는 겨우 1초 나오는 장면이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영화는 구한말 조선을 배경으로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사설탐정(황정민)과 열혈 의사(류덕환), 여성 발명가(엄지원)의 이야기를 다룬 추리극이다.

제7회 막동이시나리오공모전에서 수상한 신인 박대민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4월2일 개봉한다.

엄지원이 맡은 역은 왕족이었지만 몰락해 사대부 집안에 시집온 여성 순덕. 집에서는 조신한 사대부 마님이지만 실제로는 호기심이 많은 발명가인 인물이다.

엄지원은 자신의 배역에 대해 "그 당시로는 드물게 여성으로서 꿈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던 인물이다.

집에서는 조신하지만 밖에 나오면 독특한 성격을 드러내는 이중적인 캐릭터다"고 설명했다.

엄지원은 촬영에 대해서는 "촬영일에 날씨가 워낙 좋아서 촬영이 끝난 뒤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소풍온 것처럼 바비큐 파티도 하고 맥주도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이 좋았다"며 "무엇보다도 좋은 감독과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 일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탐정 홍진호 역을 연기한 황정민은 "원래는 바람난 여자를 찾아주는 '허접한' 일을 하는 사람인데 살인범을 쫓게 되는 인물"이라며 "함께 연기한 배우들과 호흡이 잘 맞아서 촬영장에서 눈빛만 봐도 서로의 의중을 알아차릴 정도였다"고 밝혔다.

의사 장광수 역의 류덕환은 "황정민 선배가 워낙 대선배라서 처음에는 어려워했는데 막상 촬영장에서는 지시하기보다는 '나는 이렇게 할 텐데 너는 어떻게 할 거야?'라는 식으로 질문을 던지더라"며 "황 선배에게 상대 배우와 어떤 식으로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