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18일 열린 미술품 경매에서 20~30대 젊은 작가 작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반면 원로 중견작가의 작품에 대한 매입 열기는 여전히 시들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옥션이 이날 오후 서울 평창동 옥션하우스에서 20~30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8회 '커팅 엣지' 경매에서 강유진 권두현 김준 박성민 민성식 여동현 이호련 홍지연 등 59명의 출품작 59점(중국· 일본 작가 작품 5점 포함) 가운데 56점이 팔려 낙찰률 94.9%를 기록했다.

윤종석의 '흐르는 가벼운-별·이소룡'의 경우 추정가보다 2배 높은 3300만원에 팔려나갔다.

또 이호련의 100호 크기 작품 '오버랩핑 이미지'(2050만원)를 비롯해 박은하(1450만원) 오은희(1300만원) 이이남(2000만원) 강유진(1550만원) 임만혁(1500만원) 임태규(1500만원) 홍지연(300만원) 박성민(1100만원) 등의 작품이 대부분 추정가의 두 배 안팎에 낙찰되는 등 높은 인기를 끌었다.

김현식(660만원) 김준(340만원) 권두현(500만원) 민성식(660만원) 여동현(540만원) 정보영(620만원) 변웅필씨(720만원)의 작품도 추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새주인을 찾아 갔다.

서울 옥션은 이번 젊은 작가 작품 경매를 통해 4억936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열린 K옥션의 경매에서도 최소영을 비롯해 윤병락 홍경택 배준성 정보영 도성욱 박성민 한성필 이동기 정명조 이길우 등 20~40대 작가들의 작품이 대부분 추정가보다 두 배 안팎의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서울옥션 이학준 전무는 "젊은 작가들이 대거 추정가 이상에 낙찰된 것은 재료나 화풍이 참신해 국내외 컬렉터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며 "홍콩 등 해외 컬렉터들도 상당수 참석해 경합을 벌이는 등 경매 열기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이날 같은 장소에서 중견 원로작가 작품 및 고미술품을 대상으로 실시된 111회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에서는 출품작 311점 가운데 213점이 팔려 낙찰률은 73%에 불과했다.

고가의 작품이 많아 낙찰총액은 177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인기 작가 작품의 낙찰가도 대부분 추정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1964년 작 '꽃'이 추정가보다 낮은 24억원에 낙찰된 것을 비롯해 1997년 호암갤러리에 전시됐던 박수근의 '나무와 두 여인'이 15억원,이우환의 1975년작 '점으로부터'가 9억원,유영국의 1960년대 작품인 '무제'가 5억원,백남준의 'TV토끼'가 8300만원에 각각 팔렸다.

이 같은 현상은 원로 중견작가들의 작품값이 비싸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는데 반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값이 싼데다 개성도 뚜렸해 수요자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