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프랑스 칸에는 앤젤리나 졸리 열풍이 거세다.

과연 졸리의 인기에 맞설 수 있는 여배우는 누구일까.

14일(현지시간)부터 제61회 칸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프랑스 칸의 뜨거운 시선은 앤젤리나 졸리에게 향하고 있다.

아직까지 인기도에서 만큼은 졸리의 바람을 쫓아올 여배우가 없어 보인다.

더욱이 작년에는 비경쟁 부문에 오른 '마이티 하트'의 제작자 자격으로 주연 배우인 졸리와 함께 칸을 찾았던 브래드 피트가 올해 역시 만삭의 연인을 올곧이 에스코트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브란젤리나 커플'에게 향하는 세계 언론의 관심은 너무 뜨거워 손을 델 지경이다.

졸리는 가는 곳 마다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비경쟁 부문에 오른 '쿵푸 팬더'의 언론 시사회가 열리기 직전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공식 시인했다는 외신이 보도돼 시사회 이후 이뤄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려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어 열린 레드 카펫 행사에서는 진한 에머럴드빛 실크 드레스로 배를 자연스럽게 드러낸 졸리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그는 잭 블랙, 더스틴 호프먼 등과 함께 입장해 포토 타임을 갖고 나서 극장에 들어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며 연인 브래드 피트를 찾았다.

이 '대형 이벤트'에 카메라 세례가 더 쏟아졌고, 이들 스타 커플이 함께 포즈를 취한 사진은 칸영화제 홈페이지의 '오늘의 사진' 코너에 오르기도 했다.

16일 '쿵푸 팬더'의 홍보 기자회견을 끝으로 관련 일정을 마친 졸리는 경쟁 부문에 오른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체인질링'으로 또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을 예정이다.

이 영화는 영화제 후반인 20일 오전 뤼미에르 극장에서 언론 시사회를 열고 이어 오전 11시30분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체인질링'은 이미 칸이 올해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에게 그 어떤 종류든 '큰 선물'을 안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작품.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 크리스틴 역을 맡은 앤젤리나 졸리는 이 작품으로 여우주연상까지 노리고 있다.

인기로는 졸리를 쫓아가지 못하더라도 돋보이는 연기력으로 작년 전도연에게 돌아간 '칸의 여인' 자리를 넘보는 여배우들은 꽤 있다.

특히 영화제 초반 상영된 경쟁작 대부분이 여배우의 비중이 굉장히 커 여우주연상을 놓고 벌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우선 눈에 띄는 배우는 아르헨티나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의 '레오네라'에서 전적으로 영화를 이끈 마르티나 구스만. 한국의 씨네클릭아시아가 공동제작한 이 영화는 남자친구 살인죄를 쓰게 된 26살 여성 줄리아의 삶의 변화를 쫓아간다.

트라페로 감독과 오랜 기간 영화를 같이 만들어왔던 구스만은 의미없는 삶을 살아가다 교도소에서 낳은 아이를 통해 모성을 느끼고 강인한 여자가 돼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레오네라'는 이스라엘 아리 폴만 감독의 '바시르와 함께 왈츠를(Waltz with the Vashir)'과 함께 영화제 초반 상영작 중 좋은 평가를 받으며 황금종려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개막작 '눈먼 자들의 도시'의 줄리앤 무어 역시 여배우의 힘을 느끼게 한다.

원작에서보다 훨씬 더 비중이 높아져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안과 의사 부인 역을 맡은 줄리앤 무어는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 틈에서 유일한 정상인으로서 인간의 고통과 비릿한 욕망, 갈등을 지켜보며 이들을 이끄는 여성을 연기했다.

터키 감독 누리 빌게 세일란의 '쓰리 몽키스'의 에르칸 케살 역시 관록있는 연기를 통해 갑작스런 불행을 맞이한 가족의 한 축으로서의 중심을 잡아줬다.

이들 외에도 프랑스 감독 아르노 데스플레생의 '엉 콩테 드 노멜(Un Conte de Noel)'에는 프랑스의 자존심인 카트린느 드뇌브가 출연하며, 미국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투 러버스(Two Lovers)'에는 귀네스 팰트로가 주연을 맡아 앤젤리나 졸리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칸<프랑스>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