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결혼하기에 좋다는 '쌍춘년(雙春年. 입춘이 두 번 있는 해)이다.

그래서 그런지 결혼식장은 이미 예약 끝이고, 예비부부들은 이런저런 준비로 한창 바쁘다.

결혼식 준비를 위해 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지만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 예복이다.

신부가 드레스를 고르는 데 온 정성을 기울이듯 신랑도 예복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의미가 남다를 뿐 아니라 두고두고 입기 때문이다.

올봄 신사복 시장의 키워드는 '실루엣'이다.

지금까지는 신사복 시장이 스타일, 색상, 패턴으로 승부를 했지만 남성의 몸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볼륨감과 곡선미를 살릴 수 있는 실루엣이 점차 주목 받고 있기 때문.

예복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엔 예복이라고 하면 중후하고 품이 넓은 신사복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세련되고 볼륨감있는 실루엣 수트가 대세다.

볼륨감과 입체감이 강조된 수트는 날씬해보이면서도 남성다운 멋을 살려준다.

제일모직 갤럭시 정희진 디자인 실장은 "나름대로 격식과 예의를 갖추면서도 지나치게 정형화되거나 고전적인 느낌을 피하고 싶다면 이탈리안 모던 스타일을 선택하면 좋다.

곡선미가 드러나면서도 착용감이 편안해서 좋다"고 말한다.

▲평상복 측면도 고려해야 = 요즘 신사복들은 '세븐 드롭(가슴둘레와 허리둘레의 차이가 14cm인 것)' 패턴 체계를 선호하고 있는데, 이 패턴은 남성다운 볼륨감을 살려주면서도 키가 커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예복은 결혼식 후 일상생활에서도 종종 입게 되므로, 활동하기 편리한지를 살펴봐야 한다.

패드를 최소화해 어깨의 무게 부담을 덜고, 어깨 곡선이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

로가디스에서는 몸을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는 곡선미를 살린 '더 베스트 핏(The best fit)'을 예복으로 제안하고 있다.

'더 베스트 핏'은 등 곡선의 S라인과 가슴부위의 볼륨감을 살렸으며, 옆선이나 소매선을 입체적으로 재단, 몸에 밀착되면서도 착용감이 편한 것이 특징.

▲은은한 실버 그레이 수트에 산뜻한 타이

올 봄/여름엔 전반적으로 산뜻하고 선명한 색상이 유행이다.

광택감있는 실크 소재가 여전히 강세이고, 전통적인 스트라이프 외에 조직감이 가미된 조직 스트라이프나 헤링본 무늬가 고급 신사복에 많이 쓰이고 있다.

실크 소재에 잘 어울리는 실버 그레이와 쿨 그레이가 이번 시즌 유행색일 뿐 아니라 예복다운 화사한 느낌도 살려준다.

은은한 실버 그레이는 화려하면서도 잔잔한 분홍색 타이가 어울리고, 푸른 색조의 타이도 실버 그레이와 잘 어울린다.

전통적 예복 색상인 검정 수트나 짙은 네이비는 기본색으로서, 늠름하고 믿음직스런 신랑의 이미지를 살려준다.

▲턱시도 스타일로 감각있게 연출

칼라 아랫깃이 위로 솟은 피크드 라펠(Peaked Lapel)이 특징적인 턱시도 스타일의 정장도 눈여겨 볼만하다.

턱시도 스타일은 광택감있는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서 예복다운 느낌이 강하다.

검정 수트는 정돈되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셔츠와 넥타이에 따라 분위기가 좌우된다.

같은 검정 정장이라 해도 광택감 있는 소재, 피크드 라펠에 원버튼 수트는 훨씬 패셔너블하다.

검정 수트에는 여러 색상이 두루 어울리지만 예식의 정중함을 고려해 은은한 조직감이 돋보이는 흰 셔츠를 입고, 원포인트 패턴의 실버 그레이 타이와 행커칩으로 마무리한다.

버튼 스타일을 살펴보면 요즘에는 3버튼이 주춤하고 대부분 하이 2버튼이나 1버튼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이 2버튼은 허리선과 V존 시작 부분이 22mm 정도 올라가 있어 날렵해 보이며, 좀더 젊어 보인다.

상의 뒷부분 트임이 2개 있는 사이드 벤트는 활동성이 좋고 몸의 굴곡을 잘 표현해준다.

이처럼 사이드 벤트와 피크드 라펠의 정장을 선택하면 훨씬 세련된 이미지를 풍길 수 있다.

이때 셔츠, 소매에 커프스 버튼으로 포인트를 주어 마무리한다면 멋진 결혼 예복으로 손색이 없다.

▲체형별 예복 선택 요령

크고 뚱뚱한 몸이라면 검정 계통의 어두운 색이 좋다.

타이도 눈에 띄지 않는 어두운 단색이나 잔잔한 무늬가 좋으며,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밝은 타이는 오히려 어색해 보일 수 있다.

마른 체형이라면 광택감있는 실버 그레이가 체형의 단점을 가려줄 수 있다.

이 정장에는 커다란 도트 무늬 등 화려하고 과감한 스타일의 타이가 좋다.

다리 길이가 신경쓰인다면, 다리 실루엣을 살려주는 바지를 함께 매치하면 좋다.

'스타일 업 팬츠(Style Up Pants)' 종류가 그것으로, 허벅지 둘레 및 밑단을 줄였기 때문에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준다.

(서울연합뉴스) 이종호 기자 yesn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