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으로 세븐, 휘성, 거미, 빅마마 등을 키워낸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이사가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세븐의 일본 콘서트를 마치고 16일 기자들과 만난 그는 "본격적으로 시장을 뚫으면 미국에서 한류는 일본 이상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양현석 이사로부터 일본과 미국 시장 진출 계획과 국내 가요계 풍토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YG재팬과 YG아메리카 설립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설립 70% 단계로 파트너는 이미 정했으며 6월 중 모두 문을 열 계획이다.

YG재팬은 신인 가수 진출, YG아메리카는 1단계 유능한 프로듀서, 2단계 YG 소속 가수 진출로 나눠 진행한다.

미국은 가수보다 프로듀서 체제다.

프로듀서가 가수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지금 상황에서 한국 가수가 미국에 진출해 성공하는 것은 솔직히 희망사항이다.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게 어려워 아직 성공한 가수가 없지 않나.

내가 진출시킨 프로듀서가 현지 음악계에서 인정받아 힘이 생기면 두번째 단계로 세븐 등 YG 소속 가수를 진출시킬 것이다.

--세븐과 비를 비교하는 시선이 많다.

비와 다른 세븐만의 해외 시장 가능성은.
▲비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비의 미국 공연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미국의 일부 언론에서 혹평이 있었지만 이는 박진영과 내가 넘어야 할 산이다.

나는 빨리 벽돌을 쌓기보다 무너지지 않게 견고하게 쌓고 싶다.

나도 일본의 스타인 보아 이상으로 세븐을 성공시키고픈 욕심이 있다.

속도가 빠르진 않지만 지금 세븐은 일본서 계속 성장세다.

이렇게 성공하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도 꿈인 미국 시장은 프로듀서 진출로 1년이면 가시적인 결과가 있을 듯하다.

YG엔터테인먼트가 힘을 가진 후 안정화된 기반 속에서 가수를 진출시키고 싶다.

가수의 성공은 더 시간이 걸린다.

--미국과 일본 시장 중 진입 장벽이 더 높은 곳은.
▲한류 바람으로 둑이 무너졌지만 사실 일본이 미국보다 진입 장벽이 높다.

미국도 권위주의 장벽이 있지만 일본보다 미국에 대한 기대가 크다.

미국은 이런 장벽이 있어도 정말 잘하면 '너도 할 수 있구나'라며 기회를 주는 나라다.

정말 실력으로 보여주면 진입 장벽이 문제되지 않는다.

향후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을 뚫으면 일본 내 한류 이상이 될 것이다.

사실 미국은 이미 한류가 시작됐다.

미국 유명 프로듀서들이 (한국 등)아시아권 가수를 찾고 있다.

그러므로 비의 결과에 대한 혹평은 섣부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다변화 트렌드와 역행해 음악 사업에 집중화를 꾀하고 있다.

▲좋게 말하면 정도를 걷고 있고 나쁘게 말하면 무식한 것이다.

요즘 우리 가요계가 불황으로 음악을 편식하고 있다.

잘못 가고 있는 것이다.

한류 열풍이 1~2년 뒤 다른 나라에 뺏길 것 같다는 우려가 들 정도다.

1~10위 음악차트에서 빠른 음악은 세븐뿐이다.

모두 SG워너비식 음악에 뮤직비디오는 눈물과 사람이 죽는 장면들이다.

이런 트렌드에 따라가는 것은 순식간에 돈을 벌겠지만 가요 발전을 저해한다.

난 이런 현상을 증오한다.

이는 '내 일을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힙합과 R&B를 고집하는 건 내가 좋아해서다.

당장 돈을 벌기 위한 음악은 하지 않는다.

지누션과 원타임을 처음 제작할 때도, 지금도 좋아하는 음악을 하자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도쿄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